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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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아름다운 이별..

'이매지너리 프렌드'를
들어보셨나요?

상상에만 존재하는 친구,
그러니까.. 내 눈에만 보이는
상상 친구를 뜻하는 단어인데요.

저는 상상 친구라는 단어는 낯설지만 아예 처음 들어본 것은 아닙니다. 오래 전에 개콘에서였나? 아무튼 개그 소재에서 사용된 게 얼핏 기억이 납니다. 동수라고...

그리고 요즘은 잘 안 챙겨봅니다만 <금쪽 같은 내새끼>를 한참 챙겨보던 중.. 금쪽이로 나왔던 여자 아이가 즐겨 읽는 동화 속 캐릭터(몽실 언니를 비롯하여 여럿)가 마치 현실에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본 기억도 있습니다. (주로 주변 사람에 사람이 없을 때 그런 행동을 보였던 것 같아요.)

오은영 박사는 그것을 '공상'으로 설명 하더군요. 내용은 전부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일종의 '방어기제'로 생겨난 증상으로 추정하는데, 금쪽이는 동화책 속 주인공들에게 위로를 받는 것이었어요.(자세한 내용은 '금쪽이 몽실 언니' 라고만 검색해도 회차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해당 회차의 금쪽이가 좋아하고 즐겨 읽던 대표적인 동화책이 <몽실 언니> 였거든요.)

시작부터 상상 친구를 강조한 이유는.. 이 책의 핵심 설정으로 등장하는 것이 상상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읽다가 약간.. "뭐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이유는.. 해당 책의 목차가 두 명의 주인공이 번갈아가며 화자로 등장하는데, 둘 다 투명인간(??) 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왕따 남학생 옆에 왕따 여학생이 전학을 왔는데.. 오자마자 왕따고, 왕따라고 하기엔 너무 예쁘고.. 뭐랄까 무척 이상한(??) 설정이라고 느끼면서 책을 읽어 나가다가.. 그대로 내용에 빠져 들었습니다. 원래 스포를 그렇게 꺼려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조금 더 아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사실, 스포하면 혼날 것 같기도 하고...) 자세한 설명을 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서술트릭'적 요소(A를 의도적으로 보게 만들어서 B를 못보도록 한다던가 하는 등의 여러 장치들을 뜻하는 요소)가 있다는 것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 전율을 느꼈다는 것도...

저는 이 소설이 담고 있는 핵심 메시지는 '아름다운 이별'과 '아름다운 용서'라고 생각합니다. 제목에 이미 '이별'이 들어갔지만.. 저는 '용서'라는 키워드도 무척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어떤 이별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생각보다 큰 일도 용서 할 수 있는 그런 존재라는 것...... 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제 기준에서 이 책은,
한 줄 요약도 가능합니다.

'메멘토 모리'

책 이야기를 조금 하겠습니다.

어느 날, 투명인간 처럼 조용히 지내던 주인공
남학생 옆에 한 여학생이 전학을 옵니다. 그것
도 매우 어중간한 시기에. 그녀는 너무 예뻤지
만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만남부터 너무나
적극적으로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
도 그랬지만.. 그것보다 본인과 같은 투명인간
이라는 점이 가장 이상했습니다. 심지어 주인
공이 느끼기에 예쁘고 친절한데 말이죠. 또한
그녀는 신기하게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절대
무얼 먹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전학온 뒤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둘은
급속도로 친해집니다. 함께 학교 땡땡이도
치며 ~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화자가 바뀝니다. 화자는 그녀가
아닌 제 3의 인물입니다.

더 길게 이야기하면 ~ 스포가 될 것 같아서..
느낀 점으로 주제를 바꿔 보겠습니다.
저는 해당 소설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영화
<비밀>이 연상되었습니다.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오래된 영화인데, 짧게 설정만 이야
기 하자면 대강 이런 내용입니다.

한 여성이 어느 날 사고사로 죽었는데, 남편을
너무 사랑했던 그녀의 영혼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잘 살고 있던 딸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몸은 사실 죽었지만 영혼이 딸의 몸에 깃든 상
태로 삶을 남편과 이어가게 되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상상되죠?
자세한 내용은 쓰지 않겠습니다. 2002년
영화인데, 제가 여전히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재밌었단 뜻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영화 보고 히로스에 료코가
좋아져서~ 노래도 찾아 듣고 했었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불륜녀'로 나오네요. ㅠㅠ

해당 소설과 설정이 비슷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상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
라는 점에서.. 연상이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해서 한 번씩 인용하는 말 중에..
만화 원피스 속에 나왔던 요런 인용 구절이
나옵니다.

"인간이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일들은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_물리학자 윌터 가론(가상의 인물)

저만 체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요즘 트렌드
를 가만히 보면(굳이 본다기 보단, 보이는 것을
이야기 하자면..), 현실과 가상이 겹쳐지는 지점
들이 꽤 많아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증강 현실로 만들어진 '포켓만 고' 게임이 되게
신선했던 몇 년 전을 떠올린다면, 이제 '포켓몬
고'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기술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생성형 AI가 강세를 보이면서 그것
이 더 증폭된 것 같은데.. 현실과 가상이 점점 더
겹쳐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한 편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반대로 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것에도 활용되는 것 같고요.

이제는 흔한 레퍼토리처럼 이야기 하게 되는데..
저는 뭐든 적당한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
역시 너무 과하면 막장이 되고, 자극적인 음식은
건강에 해롭고, 과음 역시 건강에 해로우니까요.

덧붙임 글에도 적었듯이, 저는 이 책의 핵심 메시
지가 '아름다운 이별', '아름다운 용서'라고 생각
합니다. 어쩌면 모순적으로 보이는 각각의 두 키
워드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더 많은 분들
이 이 책을 통해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쯤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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