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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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기름..
정말 매혹적인 소설입니다..

일단 기억에 의존하여 짧게 ..
중간까지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기억에 왜곡이 있을 수 있습니다..
틀린 부분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

주인공 우혁은..
15세에 계곡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죽음의 고비를 넘깁니다.

그를 죽음에서 삶으로 이끈 이는..
소년의 외형을 지닌 이도유 입니다.
(이도유는 신비한 힘으로 우혁을 살립니다.)

그 경험을 계기로 주인공 우혁은..
어지간한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엄청난 경험 후에.. 나머지 경험들이..
너무 시시해졌기 때문이었달까요...)

그런 생활이 길어지다가 결국..
도박 중독에 빠지고 맙니다.

부모님도 크게 실망시키고..
하루하루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오대수(?)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우혁은.. 어느덧 삼십 대 중반이 됩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한 남자가 찾아와
일자리를 제안합니다. 본인이 운영하는
학원에 한 자리를 줄테니 보조 강사로
와서 일을 해 달라는 제안(?) 이었습니다.

그의 제안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우혁을 도박의 세계로 이끈
김 형이라는 선배인데..

김 형은 마음 한 켠에 우혁을 도박의
세계로 이끌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남아 있었던 겁니다.

그렇게 학원에서
일을 하게된 우혁..

학원 일을 늦게까지 하던 어느 날..
학원 문 밖에 의문이 남성들이 찾아와서
한 남자를 찾고 있다며 협조를 요청합니다.

우혁은 거절합니다.
그리고 교실 안을 살피다가..
그들이 찾고 있던 남자를 발견합니다.

그 남자는 바로, 오래 전 우혁을 계곡에서
구해준 소년의 외형을 한 이도유 였습니다.

이도유의 외형은 그대로였습니다.
이도유는 다짜고짜 우혁에게
도움을 강요(??)합니다.

한국은 피곤한 일이 많아서
중국으로 가야겠는데 설악산까지만
본인을 데려다 달라고.........
(함께 가자고는 하지 않겠다며...)

이도유가 피곤해진 이유는
잠깐 본인이 몸 담았던 어느
종교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우혁은 그날 그 종교 관계자..
그러니까, 집단 자살 사건이 있었던
문제의 그 종교에 소속되었던 생존자의
(TV 탐사 보도 프로그램)인터뷰 영상을
봤던 터라, 자연스레 그것이 연상됩니다.

그리고 이도유의 사연을 듣게 됩니다.
이도유는 그 동안 몸을 바꿔오며
오랫동안 살았고..
(영화 <맨 프럼 어스>가 생각났습니다.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소설, <크린토피아> ... 말고.........
<크로노토피아>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나옵니다. 또 하나의 명작 소개? ^^;;)

그렇게 살아오는 과정에서 어느 종교에
소속되어 잠깐이나마 그들과 함께 했는데..

그 종교에서 집단 자살 사건이 생겼고,
생존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각각의 이유로 이도유를 쫓고 있던 겁니다.
(예상 되듯, 이도유의 어떤 능력 때문이겠죠?)

도유를 돕기 위해 우혁은
아버지의 차까지 빌려서..
설악산으로 향합니다.

그 과정에서 추격으로 붙은
의문의 차와 교통사고가 납니다.

사고 직후 도유는 차를 빠져나갔고..
우혁은 엄청난 차의 파손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모습으로 생존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 관련 합의 과정에서 한 쪽
세력이 먼저 우혁에게 접촉을 시도합니다.

우혁을 먼저 찾은 쪽은..
위에서 언급한 TV 탐사 프로그램에서
생존자로 인터뷰를 한 조강현 이었습니다.

그는 시간이 흘러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굉장히 좋은 사업가로 어느덧 성장했습니다.

그는 우혁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여기까지가 대충 기억나는대로 해 본..
p. 176 정도까지의 내용 요약입니다.)

마지막 작가의 말 제외하고 p.414 까지
있으니, 이 정도는 스포라고 할 수 없겠죠?
(맞다고 해도, 아니라고 우기렵니다....)

(때마침 이쯤에서 잘리기에..
마저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효리를 떠올리며 그냥 마저 올립니다.
.... 고민 고민 하지 마.. ?! 🙄)

게다가 디테일도 왕창
생략되었으니.... ^^;;;
(맞죠. 이건 스포일러가 아니죠.
이런 스포일러가 있을 리가........)

저는 재밌는 소설을
읽으면 견딜 수가 없습니다.

홍보하고 싶은 마음을.........
이 책 진짜..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가문의 영광일 듯.. ^^;;)

그나저나..
이 작가분(단요 작가) ..정체가 뭐죠..?!

도둑인가봉가....
내 마음을 훔....친....
도...덕(??) 흠흠.......

제가 비록 금사빠긴 하지만..
아무나 보고 빠지진 않습니다.

이 책은.. 미쳤습니다.

많이 읽혔으면 하는 바램을
다시금 꾹국 눌러 담아....
이쯤에서 줄입니다.

끝!!

#피와기름 #단요장편소설
#단요작가 단...이요?

#우리가사라지면
#암흑이찾아온다
#지식공동체그믐
@그믐

#박소해의장르살롱
줄여서..... #박장살

#박소해작가
@박소해

미쳤어...................
#신학스릴러 라니....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회장님한테는 무례하게 들리는 이야기일 텐
데, 양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돈이랑
명분 앞에서 기꺼이 돈을 고르는 사람이었으면
이렇게까지 사회부적응자가 되진 않았을테니
까요. 도박도 뭐, 돈 때문에 계속했던 게 아니
고……. 물론 명분보다는 다른 단어가 어울릴
것 같긴 해요. 체면, 스릴, 아집, 낭만, 충성심,
흥미, 재미……."(우혁의 말, 이하 이름 생략)
"그런 개념들은 현실로 나오는 순간부터 곧장
하나로 얽히게 되지요ㅡ무례에 대해서라면,
괜찮습니다. 우려하시는 부분도 짐작이 가고
요. 그런지라 이 사안에 대해서는 깊이 설명

드리고자 하는데, 최 선생님은 신학에 대해서
도 조예가 있으시지요?"(강현의 말, 이하 생략)
"대충은 알죠. 하지만 신부님이 될 뻔했던 사람
앞에서 조예라는 단어를 들먹여도 될지 모르겠
는데요. 신학교 출신이신 것으로 압니다."
"저야 워낙 오래전의 일인 데다 중간에 그만두
고 나온 까닭에, 출신이라 말하기에도 겸연쩍
은 수준입니다. 2학년 과정을 마친 후 이도유
를 만났지요. 짐작하시다시피 이 사태의 핵심
은 종말론이자 그리스도론인데, 두 과목은 각
각 신학교 3, 4학년 과정에 편성되어 있습니
다. 따라서 작금의 문제에 대해서라면 우리는

딜레탕트(*열정을 지닌) 수준의 식견만 공유하
고있는 셈입니다. 저는 그걸 조예라고 불러요."
조강현은 비밀스러운 공감대를 공유하듯 상체
를 슬쩍 앞으로 기울이며 미소 지었다. 어딘가
의 본당 신부가 지을 법한 웃음이었다. 우혁은
그가 무탈하게 신학교를 졸업했더라면 어떤 사
람이 되었을까 궁금해했고, 까닭 모를 공포에
어깨를 떨었다. 조강현에게는 사람을 두렵게
만드는 느낌이 있었다. 그것은 물리적이거나
사회적인 위협보다는 더욱 내밀한 영역에 뿌
리를 둔 듯했다.
"그런 기준에서라면요."

우혁은 애써 태연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
로 강론이 시작되었다. 신학교 과정을 허투루
밟은 것은 아닌지, 딜레탕트 수준이라 겸양을
떤 것에 비하면 성직자 느낌이 났다.
"기초적인 부분부터 따져봅시다. 선생님도 아
시겠지만, 신학적 의미에서의 종말론이란 결국
하늘 왕국과 지상의 나라에 대한 이원론적 인식
에서 출발하는 것이지요. 신의 주권이 있으면
인간 국가의 주권이 있고, 신의 권세가 있으면
세속의 지배 체제가 있습니다. <에페소 서간>
2장 2절의 말을 빌리자면, '여러분이 죄에 얽
매여 있던 때에는 이 세상 풍조를 따라 살았고

허공을 다스리는 세력의 두목이 지시하는 대로
살았으며 오늘날 하느님을 거역하는 자들을 조
종하는 악령의 지시대로 살았습니다'……."
"허공을 다스리는 세력의 두목이란 사탄을
말하는 거죠."
"맞습니다. 즉 사탄이란 인격적 존재만이 아니
라 신성과 반대되는 세속 질서의 대유로도 이해
될 수 있어요. 예수가 살던 시절에는 로마 제국
이야말로 사탄의 형상이었고, 이제는 전 세계
적인 시장과 관료제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옳을 겁니다. 희랍 성경에 쓰인 용어를
따르자면 코스모스이자 아이온 이지요. 사도
바울이 <골로사이 서간>(*골로사이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흑암의 권세'라고 일컬은 것
이기도 하고요. 광야 이야기에서 이 점이 잘
드러납니다."
조강현이 언급한 것은 <마태복음> 4장에 묘사
된 사건이었다.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은 예수는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며 기도하고, 그러는
동안 사탄이 다가와 예수를 시험에 빠뜨린다.
두 차례의 겁박과 조롱이 실패로 돌아간 뒤,
사탄은 수법을 바꾸어 그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려간다. 그러고는 온 땅의 영광을 보여주며,
자신과 손잡기만 하면 이 모두가 예수의 몫이
되리라 속삭인다. 예수가 그 유혹마저 거절하
자 사탄은 완전히 물러난다…….

"이건 신학적으로 말해 가히 상징적인 사건입
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아, 땅의 영광을
저버리는 것은 죽겠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는 처형장에 매달려 죽어가면서 당신의 아버
지 주 하느님을 향해 이렇게 외칩니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
타니ㅡ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알타이저 같은 사람들은 이미 여기에서 신의
죽음을 읽어 냈습니다만, 지금은 보다 정통적
인 관점을 빌리도록 하겠습니다. 비교적 온건
한 것으로요. 몰트만의 주장에 따르면 이 외침

은 하느님과 예수 사이의 실제적인 분리를 나
타냅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
고 깊이 단절되는 경험을 함으로써 비로소 인
간의 죄를 짊어진 것이며, 더없이 인간적인 고
통을 통해 인간의 편에 온전히 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핵심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상
상해봅시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하늘로 다시
올라가고자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방식
은 아닌 겁니다. 하느님께는 천년이 하루 같다
지 않습니까? 지금 당장 하늘나라로 올라간다
면 언제 다시 내려올지 알 수 없으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태어나고 죽을지도 셀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현세의 삶이야말로
모든 것이지요.

즉 인간의 고통을 진실로 겪어본 입장에서 생각
하기에, 이 조물주란 구원의 약속을 안겨준 뒤
기약 없는 기다림을 가하는, 평생에 걸쳐 구원
을 믿었음에도 그것을 결국 목도하지는 못하고
비참 속에 죽어가는 인간을 무수히 만들어내는
그런 작자였던 겁니다. 그 구원의 방식 또한 납
득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의화 개념이야
말로 구원의 핵심 아니겠습니까? 인간은 자기
공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믿음을 통해
의로움을 인정받는다 하는……."

"흔히들 휠체어로 비유를 들죠. 휠체어를 탄
반신불수 환자요.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100
미터, 200미터를 가더라도 환자가 스스로 움
직인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도움을 거절하여
발이 모이는 것은 환자 자신의 책임이다. 혹은
초대받은 파티에 기꺼이 참석하는 건 자기 의
지라도, 직접 파티를 열 능력이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
"옳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의 논리하에서
는 인간의 공로와 의지가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되지요. 휠체어를 밀고 파티를 개최하는 요인
은 결국 하느님의 은총이자 역능인 까닭입니
다. 하지만 생각해보십시오, 인간 되었으며
버려진 입장에서 이 논리를 받아들이기가

어디 쉽습니까?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구원받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
가 바로 이 불합리에 달려 있다면, 심판 자체
를 철저히 거부하고 싶어질 겁니다.
그 판단이 옳든 그르든 간에, 예수께서는 분명
히 그렇게 생각하셨습니다. 결국 그분은 광야
로 돌아가 자신에게 온 땅의 권세를 건넬 자를
만났습니다. 사탄과 손잡았습니다. 하늘 왕국
이 아닌 땅의 나라를 택하고, 지상의 방식으로
지상을 통치하고자 결단한 겁니다. 그럼으로
써 인간의 자율성을 믿고자 하셨습니다. 그리
고 최종적인 심판을 무한히 미룸으로써 현세
에서의 구원을 이루고자 하셨습니다.

우혁은 조강현의 설명을 정리해봤다. 일단 몰트
만이 하느님과 예수의 실제적인 분리를 말한 것
까지는 건조한 사실이었지만, 그의 분석에는 정
반대의 측면이 수반됐다. 분리를 통해 두 위격
(*근본적인 상태)이 가장 강력하게 결합되었다
는 역설이었다. 몰트만은 둘의 뜻이 최종적으로
일치했다고 말했지 예수가 하느님에게 반기를
들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ㅡ즉 조강현은 정통
적인 관점의 절반만을 인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정반대의 논지를 택함으로써 뒤틀린 교설을 성
립시킨 셈이었다.
그러나 이도유를 섬겼고 종말 직전까지 가 닿은

입장에서,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주
장한다면 반박할 근거가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럴듯한 정황도 여럿이었다. 가령 민족의 배반
자라며 손가락질받았을 때, 요세푸스는 더없이
떳떳한 태도를 보였다. 자신은 로마에 굴종한
것이 아니라 신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바
로 그 유대 민족의 주인이 제국에 이르는 현시
를 보여주었다고……. 한편 인류 역사의 경과
또한 조강현의 설명과 일치했다. 기술이 발전
하고 국가 시스템이 정교해지는 동안 '임박한
종말'의 뉘앙스는 희미해졌으며 신비와 영성
도 힘을 잃었다. 대신 맘몬의 권세가, 돈의 힘
이 종교의 자리를 꿰찼다.

그렇다면 테크놀로지와 금융이야말로 예수의
뜻이란 말인가?
우혁은 분명 온 땅의 사람들이 어린양에게 고개
수그리는 환각을 보았다. <요한계시록>에서,
그 역할을 맡은 것은 본래 머리 일곱 달린 짐승
이었다. 사탄에게 권세를 받은 괴물이었다. 따
라서 그는 예수가 사탄과 손잡아 지상의 왕이
되었다는 주장은 비교적 쉽게 받아들였지만
세부적인 질문들 앞에서는 길을 잃어버렸다.
바르 코크바(*132년, 역사적 실존 인물, 소설
속 이도유의 과거라는 설정)는 왜 로마에 저항
했는가? 이도유는 또 누군가? 나는 정확히 어
떤 경위로 지옥에 가게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도유는 예수가 맞는 건지……."
"엄밀히 말하면, 아닙니다. 이건 예수 자신이
아니라 사도 바울이 도입한 용어긴 합니다만,
감독이라는 직분이 존재하지 않습니까? 원래
는 식민지를 관리하기 위해 파견된 로마 행정
관들을 일컫는 단어였고, 교회에서는 양떼를
돌보는 책임 자체를 부르는 말이 되었지요. 이
도유가 바로 감독 직분을 받은 자입니다. 가장
낮은 자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아픔을 달래고,
땅의 권세가 너무 강해지면 들고 일어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이지요. 그리고 만약 이 땅이 돌이
킬 수 없을 만큼 타락했다는 판단이 서면, 예수
에게 그 결정을 전달할 권한도 있습니다."

"그간의 노력은 모두 실패한 것 같으니 지상의
왕 노릇은 이만 관두고 하늘나라로 돌아가자,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들이자, 그렇게 제안할
권한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제안이 아니라 결정입니다."
우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강현의 설명
대로라면 새천년파의 주장과 이도유의 주장이
모순 없이 양립했다. 이도유는 재림 예수는 아
니지만 그에게서 직접 감독 직분을 받은 자였으
며, 종말을 불러올 능력이 있었고, 하느님과 예
수 사이에서 선택할 권한마저 쥐고 있었다.
새천년파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대체로 이 양가
적인 상태에서 기인한 듯싶었다. ~ p.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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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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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자연, 생명에 대한 본능적 사랑..

자연을 사랑하시나요?

저는 자연을 사랑합니다.
(더불어 자연스러움도 사랑합니다.)

전에도 종종 이런 비슷한..
부류의 글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특정 식물, 특정 동물
등에 대한 이야기나..

자연이나 기후 위기와 관련된
주제의 책을 다루며 썼을 것 같습니다.

생각나는대로 관련 주제의 책..
제목들을 나열해보자면 이렇습니다.

<포천>, <침묵의 봄>, <인챈트먼트>,
<꽃은 무죄다>, <화이트 스카이>,
<있는 힘껏 산다>, <여섯 번째 대멸종>,
<아이의 꽃말은 기다림입니다>,
<탄소로운 식탁>, <기후 책>..
<연어의 시간>, <에이트 베어스>,
<대구>,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등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상단 고정이
불편한 관계로다가.. 제 프로필
링크를 타고 블로그에 오시면~
검색해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시간 날 때 #바이오필리아바닿늘
로 모아놓는 것도 검토해보겠습니다.)

...

에고.. 어쩌다 보니;;
요란스럽게 글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초록색도 좋아하고..
자연과 관련된 것들을 대체로 좋아합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다우니까요.
(... 모기, 파리, 바퀴벌레 빼고..??
.... '거의 다' 로 수정하겠습니다.ㅎㅎ)

그런데 원래부터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원래는 무척 싫었습니다.

산골에서 태어나다 보니....
눈만 돌리면 여기저기 자연이라..
좋아할 이유가 없었달까요???

너무 흔하니까..
소중한 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관심을 갖고
자연을 보니.. 달라 보이는겁니다.
(식물들의 한살이, 동물들의 한살이,
과학을 통해 알게 된 여러 지식들이..
그리고 그간 경험한 크고 작은 일들이..
달라보이게 만들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재천 교수님이 즐겨 사용하시는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을
평소에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알기 때문에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여러 분야로 넓혀가며 살아가는
과정을 즐기려고 하는데요....

그런 과정에서 이런 책을 만나면..
너무 행복합니다.

유독 느리게 읽어야..
뜻이 전달되는 책이 종종 있는데,
이 책도 그런 부류의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분의 산만한 의식의 흐름.. 이..
저는 자연스럽고 너무 좋았습니다.

'인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랄까요..? ㅎㅎ

나중에 시간 내서 뒷부분 위주로..
한 차례 더 다뤄보겠습니다.

덧.
이게.. '장편소설' 이라니..
역시 소설의 범위는 넓고도 넓습니다.

그러고 보면..
'소설'이라고만 붙이면..
이야기의 확장이 가능하네요..?

이게 소설의 매력인가?? ㅎㅎ

#그해봄의불확실성
#시그리드누네즈

#열린책들
@열린책들

#헤세드의서재
@헤세드의서재

#크레이그포스터
#나의문어선생님
#넷플릭스다큐멘터리

#바이오필리아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이오필리아바닿늘
(시간 날 때 모아 볼게요..)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바이오필리아: 자연, 생명에 대한 본능적 사랑
제인 구달과 침팬지들, 페니 패터슨과 고릴라
코코, 아이린 페퍼버그와 앵무새 앨릭스. 인간
이 아닌 다른 종과 특별한 유대 관계를 맺는 사
람들은 늘 나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깊은 갈망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갈망도 어
린 시절에 시작되었다. 나는 『야성의 엘자』를
영화로 먼저 보고 그다음에 책으로 읽었다.
내가 커서 조이 애덤슨이 되어 케냐로 건너가
부모 잃은 암사자를 키우고 그 이야기를 담은
베스트셀러를 출간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
겠는가(나중에 작가가 되리란 걸 그때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때 내가 결국 면접에서 탈락한 일자리는 경영
컨설팅 회사 비서였으니 '제인 구달'은 최상의
답변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게다가 면접관은
제인 구달을 알지도 못했다.
그보다 휠씬 전에는 나에게 어렸을 때 무엇이
되고 싶었느냐고 질문한 초등학교 선생님을
화나게 만드는 답변을 했었다. 그 선생님은
내가 학생들을 웃기기 위해 '사자 조련사'라고
대답했다고 생각했다. 공정을 기하자면, 내가
가끔 학생들을 웃기기 위해 엉뚱한 말을 했던
건 사실이다.(중략)

환경 보호 활동가들은 조류 관찰자들에게 죽은
새들에게도 주의를 기울여 보라고 권장했다.
죽은 새들 중에는 건물에 충돌한 경우가 많다.
한 여자가 세계 무역 센터 주위를 걷다가 한 시
간에 2백 마리 이상의 사체들을 발견했다. 다친
새들도 많은데, 그런 새를 발견하면 야생 동물
병원으로 데려가면 된다. 한 구조자는 블로그
에 이렇게 썼다. "야생 동물을 도와주는 건 세
상에서 제일 멋진 일이다. 그 동물들을 손에
쥐고 있으면 마법과 같은 기분을 느낀다."
봉쇄가 풀린 후 내가 극장에 가서 본 첫 영화인
프랑스 자연 다큐멘터리 예고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동물과의 만남은 삶의 활력소다.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어 준다. 말로 소통 할 수
없는 세계."
"지상에서 이보다 감동적인 것은 없다", 어느
자연주의자가 야생 동물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체험에 대해 한 말이다. 그 야생 동물은 남아프
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의 바닷속 해초 숲에
사는 문어다. 그들의 만남은 크레이그 포스터
가 삶의 위기를 맞이했을 때 찾아왔다. 2년 동
안 우울증에 시달려 오던 크레이그 포스터는
더 이상 영화 만드는 일을 할 수 없음을 깨달았
다. 자신이 자연계 바같에 존재하고 있음을 한
동안 고통스럽게 절감해 온 그는 자연계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깊은 갈망이 마음의 병을 만든
한 요소라는 진단을 내린다. 그리하여 날마다
다이빙을 하기 시작한다.
포스터는 그 문어를 처음 본 직후부터 문어에게
배울 것이 있으리라 직감한다. 그래서 날마다
그 문어를 찾아가서 사는 모습을 지켜봐야겠다
고 결심한다. 하지만 그건 문어의 믿음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고, 문어가 그에게 믿
음뿐 아니라 호기심까지도 보이면서 그에게 구
원이 시작된다.
그 문어의 수명이기도 한 약 1년 동안, 인간과
연체동물은 친구로 지낸다. 그의 절망이 사라
진다. 그는 다시 일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둘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텐터리에 쓸 장면
들을 찍기 시작한다. 문어가 처음으로 촉수를
내밀어 그의 손을 만지는 있을 수 없는 장면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끝부분에서 문어가 포옹하
듯 그의 가슴에 달라붙는 장면도 감동적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그걸 '의인화'라고 불렀다.
투사(*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이나 생각을 외부
로 옮겨놓는 정신 과정, 출처: 네이버 정신분석
용어사전). 그건 진짜 우정이라기 보다는 두려
움의 장벽이 제거된 것, 더 큰 친밀감을 허용하
는 친숙함이라는 것이다. (그게 한마디로 우정
아닌가?)

동물들은 재미있게 논다. 크레이그 포스터가
보기엔, 확실치는 않지만, 문어가 물고기 떼와
놀고 있는 것 같은 장면이 있다.
크레이그 포스터는 그 문어가 상징하는 야생성
이 자신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문어는 그를 자
기 세계로 받아들여 그의 친구가 되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선생님 역할까지 했다. 그는 수개
월 동안 문어를 추적 관찰하면서 환경과 야생
동물들에게 감응하는 법을 배웠고, 그 결과 인
간관계까지 개선시킬 수 있었다.
그는 문어를 만나기 전에는 동물들에 대해 감상
적인 편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

문어에게 애정을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문어의
생존 능력을 자랑스럽게 여기게까지 된 것이다.
그는 문어가 포식자들을 따돌리고, 먹이 사냥
전략을 세우고, 상어에게 공격당해서 상처를
입고도 고난을 극복해 내는 모습을 보며 정말
지능이 높다고, 천재적이라고, 임기응변이 뛰
어나다고 감탄한다.
문어가 험난한 삶의 여정에서 고군분투하는 모
습은 그에게 자신의 인생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다시 일어나서 깨진 조각들을 맞추고 자신감을
되찾는 자신을 보게 해준다. 이제 그는 신예 자
연주의자로서 아버지와 함께 다이빙을 시작한
아들에게 그런 자신감을 불어넣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어린 아들이 더 위대한 교훈
을 체득하는 걸 지켜본다. 그것은 온화함이다.
온화함은 자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배우
게 되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크레이그 포스터
는 말한다.
그는 문어를 통해 야생의 장소들이 얼마나 소중
한 지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모든 동물들, 아주
작은 것들에게까지 마음을 쓰기 시작하면, 그
동물들이 얼마나 취약한 존재들인지, 모든 생명
들이 얼마나 취약한 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
신의 취약성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는 해초 숲을 탐사하면서 그가 '쇼의 정신'이
라고 부르는, 영겁의 세월에 걸쳐 발전되어 온

위대한 물 속의 뇌가 지닌 지능(천재성)에, 그
리고 그 정신이 만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행하는 일에 거듭 경탄한다.
아마도 영상에 담긴 증거가 없었더라면 대부분
의 사람들이 야생의 문어와 인간의 다정한 상호
작용을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 역시 그걸 쉽
사리 믿지 못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
이외의 생명체들이 지닌 생각하고 느끼는 능력
에 대한 우리의 추정은 늘 크게 어긋났으며, 이
제야 마침내 그걸 깨닫기 시작했으니까.
만일 우리가 처음부터 더 큰 관심을 기울였더라
면 동물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우리 인간

이라는 동물이 너무도 빈번히 파괴적 충돌을
일으켜온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법에 대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방문객
이 아닌 자연계의 일부라고 느끼는 것, 거기 경
이로운 차이가 있다고 크레이그 포스터는 말한
다.) 그랬더라면 인간들 사이에 만연한 우울도
많이 줄었으리라. 그 모든 멸종들을 막을 수 있
었을 테고 우리 종, 지구 전체가 구원될 수 있었
을 것이다.
"의인화, 우리는 그걸 종교로 삼았어야 했다."
어느 환경 운동가의 말이다. 비이성적인 주장
이긴 하나, 세상에 이성적인 종교가 어디 있으
랴. 그리고 사람들이 그보다 비이성적인 믿음

들을 얼마나 많이 품는지 생각해보라.(중략)
크레이그 포스터에게는 문어가 스스로 무방비
상태가 되는 위험을 감수하도록 만들어 주는
무언가가 있었음을 상기한다.
결국 그는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사냥꾼이나
포식자일 수도 있었다. ("모든 동물들이 인간
을 불신하며 그럴만도 하다." 라고 루소는 말
했다.) 문어가 늘 도망치고 숨어야 하는 대상
인 상어만큼 위험할 수도 있었다.
질문: 문어가 그를 신뢰하도록 만든 건 무엇이
었을까? 더 큰 질문: 문어가 그를 좋아하도록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크레이그 포스터는 문어의 높은 지능을 고려하
면 문어 자신의 흥미와 자극에 대한 욕망이 동
기가 되었을 거라고 했다. 설득력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문어가 그에게 어떤 인간적인
면, 선함을 느껐기에 그 도무지 있을 법하지 않
은 유대 관계가 가능했던 게 아닐까?
나는 인간의 바이오필리아를 믿는다. 다른 생명
체들에 대한 친밀감, 그들과 가까이하고 연결되
고 싶은 갈망,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이
우리 DNA에 새겨져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오
늘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세상을 점점 더 흉물스럽게 만들고 종내는 완전
히 망쳐 버리려는 인간의 욕구는 어떻게 설명해

야 할까? 새로운 공포는, 성난 반 환경 운동가
들과 지구온난화 부정론자들이 자연 보호 활동
을 좌파적이고 친정부적인 적과 동일시하여 자
연 그 자체에 종오심을 쏟아부으면서 생태계
파괴를 조장하는 것이다.
어느 비행기 승객이 입은 티셔츠에 이런 문구
가 있었다. "늑대를 쏴라, 민주당원을 울려라."
(중략)
마침내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
cher> 이 개봉되었을 때(코로나 팬데믹이 시작
되고 반년이 지났으며, 인종적, 사회적 불평등,
기후 위기, 증가하는 폭력 범죄, 민주주의의 쇠
퇴 관련 뉴스들이 가차 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관객들이 그영화를 은총으로 여겼다.
그 이야기는 나에게도, 삶의 방식을 바꿨어야
했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그동안 나는 인생을
낭비했던 것이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실제 넥플릭스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저도 나중에 꼭 보려고요.

*Biophilia(바이오필리아): 자연과 생명에
대한 본능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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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 마름모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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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글쓰기는 혁명이다!!

저는 글을..
그냥 막 쓰는 편입니다.

바꿔 말하면..
편하게 쓰는 편입니다.

글을 편하게 쓰게 된 것은..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저도 모르게 바뀌어서...
'언젠가부터'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글을 편하게 못 썼던
그 무렵이 문득 떠오른 것 같습니다.

그 무렵은..
21년 5월 1일 무렵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매일 글을 써서 업로드를
하진 못하더라도.... 되도록 뭔가를
매일 쓰고 싶은 욕구가 클 때였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네이버 블로그에서
'매일매일 챌린지' 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미션에 성공할 경우 얻게 될 보상도
무척 컸던 것으로 얼핏 기억합니다.

농부근성이 있는 저는..
할 수 있으리란 자신감으로
길든 짧든 매일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3일 만에였나...
보상을 너무 크게 걸어서 그랬나?
뭐 때문이었는지는 불분명한데..
아무튼 '이벤트 종료'를 선언합니다.

그래도 저는 시작한 김에 계속
이어 나갔습니다. '나와의 약속'
이라는 생각으로요...

그 무렵에 쓰던 제 모습을
떠올리면 흰 모니터 화면에서 커서가
계속 깜빡거리고 있었던 걸 기억합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주제를 미리 생각하지
못했던 때만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 무렵 강연을 많이 듣고,
책도 조금씩 읽기 시작했던 시기여서..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자주'
써야한다는 말에 꽂혀가지고...
그래도 계속 썼던 것 같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때라..)

....

그러던 그 무렵, 마왕 신해철님의
마지막 강연, <리부트>라는 제목의
강연을 찾아서 듣게 되었습니다.
(유튭에서 쉽게 찾아 들을 수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신해철' 검색하시면..
제가 요약해서 정리한 내용도 찾아서
보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이 말 덕분에 저는 굉장한....
'인생의 진리' 하나를 깨닫습니다.

종종 인용하기도 하는 말인데..
이 말이 저는 그렇게나 '슈퍼 파워'를
담고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똥싼다."

이 말에 저는...
엄청난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위로를 얻었습니다.

다 똥 싸는 걸
몰랐기에 그런 게 아니고..
다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잖아요.

요즘에는 이런 감정을..
주로 곤충을 포함한 동물들의
행동에서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동물이구나"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강연이 시간 조절을 잘못한 탓에,
갑작스레 종료된 감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그 강연에서 마왕 신해철님이

과정들은 생략하고..
결론으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두 가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첫 번째,
"무의미한 스펙쌓기 하지 마세요."

외적 동기에 의해, 그러니까 더
정확히는 사회적 압력에 의해서..
자신을 맞추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내 인생 전체에 있어서...
"뭣이 더 중헌지"를 찾아보라는 거죠.

두 번째,
"인생은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하세요."
인생은 마치, 산책 나온 것과 닮아 있다고..
보통은 산책 나가서 죽도록 뛰지 않잖아요.

보너스 게임도 비슷한 성격인데..
끝판을 깨고 스코어가 없는 상태로
편하게 즐기는 상태를 뜻한다는데..

저는 옛날 게임에서도 실력 탓에
끝판을 잘 못깨봐서 딱히 동감은
안되더라고요.
(동감은.. 못하지만 뭔지는 왠지
알 것 같은 비유였습니다. ㅎㅎ)

그러고 보니 그때부터
자기계발서도 구매해서 읽고..
(그 전에 눈여겨 봐왔던 작가의 책
혹은 읽고 싶었던 책들 위주로..)

그것을 계기로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한
지금의 블로그를 포함하여,
북스타그램 계정도 새롭게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딱히 수익적인 성과는 없지만..
(오히려 한 번씩 광고로 돈을
지출하지만.ㅋㅋㅋㅋㅋㅋ)

그 과정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는 생각을 한 번씩
하게 됩니다.

돌아보면 우연들의 연속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많이, 다양하게
연결이 되어 있음을 뒤늦게 느낍니다.
(잡스가 .. 말은 정말 잘했..... ㅎㅎ;;)

이렇게 한 번씩 부분적인 삶 전체를
(글쓰기에 한정되지만..) 되돌아보게
하는 과정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덧붙임 글에서 이어집니다.)
과거를 과하게 신경 쓴다고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것에 영향을 받아, 현재를 더
잘 살아갈 수 있게 해주니까요.

어쩌면 고전들의 가장 큰 역할중
하나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 전 하늘의 별이 되신..
정아은 작가님을 추모하며...

일단 이쯤에서 줄이겠습니다.

나중에 시간 내서..
또 다뤄보겠습니다.

제가 읽어본 글쓰기 책들
중에... 가장 좋았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작가님과의 작은 추억이라도
쌓을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습니다.

그래도 그녀의 의지는 남아,
혁명을 이룰거라고 믿습니다.
(갑자기????)

이쯤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작가가되었습니다
#정아은 지음

#글쓰기는혁명이다!!

#글쓰기대혁명을꿈꾸며..
#북스타그램 #바닿늘

#로로노트
#마름모출판사

@로로노트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마름모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잘 쓰지 않겠다"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과한 욕심을 낳는다.
어떤 욕심인가? 여러 번의 퇴고 이후에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을 처음부터 통째로 거머쥐겠다
는 불가능한 욕심이다. 세상에 단번에 완성도
높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죽하면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이 있겠는가. 초고
는 가건물이다. 세워놓은 뒤 이리 저리 살피다
가, 결국 무너뜨리고 새로 짓기 위해 건설하는,
일종의 제물 혹은 희생양 같은 글더미다.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은 일시적으로 존재하다
사라질 어설픈 가건물을 건너뛰고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의 건물을 만들겠다는 불가능한
소망이다. 그러니 진정으로 글을 쓰고 싶다면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잘 쓰지 않겠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끝까지 쓰겠다.

어쩌면 글쓰기란, 잘 쓰고 싶다는 마음과의
싸움이 그 시작이요, 끝인 장르일지도 모른다.
10년 넘게 글쓰기를 업으로 살아왔지만 나는
지금도 이 마음과 싸운다. 그 모든 준비운동과
마음의 각오를 끝내고 마침내 노트북 앞에 앉
아 자판에 손을 올려놓는 순간이 다가오면 이
마음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잘 쓰고 싶다! 잘
쓸 수 있을까? 아직 준비가 안 된 건 아닐까?
이렇게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쓴 글은 결국 버
리게 되지 않을까? 단번에 써내고 싶은 마음,
즉 한 번의 글쓰기로 모든 걸 해치우고 싶은
조급함이 '쓰기 싫은 마음'(매번 이런 마음이
든다)과 합쳐져 거대한 합창을 해낸다. 나는
천근의 무게를 지닌 손을 가까스로 들어올려
자판에 올려놓으며 부르짖는다.

잘 쓰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잘 쓰겠는가? 나
는 '그냥' 쓸 것이다. 지금 쓰는 것이 쓰레기라
는 거 안다. 나는 절대 잘 쓰지 않겠다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이렇게 다짐한다.

나는 그저 많이 쓰겠다.

바로 이 말이다. 많이 쓰겠다는 이 말이, 1부에
서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다. 1부의 내용, 아
니 이 책을 이루는 네 개의 부를 다 합쳐 단 하
나의 생각으로 응고시킨다면 이런 문장이 된다.

글쓰기는 양이다!


정답이 있으리라는 믿음
잘 쓰고 싶다는 마음과 긴밀하게 엮이어 있는
믿음이 있다. 정답이 있을거란 믿음이다. 쓰고
자 하는 주제에 대해 잘 다듬어지고 완성된 '딱
맞는' 글이 있을거란 믿음. 그런 글이 있을텐데
지금 나는 정답과 거리가 먼 엉뚱한 답을 써내
려가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함과 조급함. 강력
하고 질긴 이 믿음에, 수십 년 동안 글을 쓴 글
쟁이도 발목을 잡힌다. 쓰는 내내 이 믿음이 따
라와 속삭이는 것이다. 지금 쓴 문장, 별로 같지
않아? 완전히 엉뚱한 답안을 써내고 있는 거 아
니야? 지금 쓰고 있는 문장 중 어느 것 하나도
건지지 못할걸? 넌 지금 완전히 시간 낭비를
하고 있어!(중략)

글쓰기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글 쓰는 주체
의 개인적 특성을 잘 드러냈느냐가 관건일 뿐,
정답 같은 건 꿈에서조차 있을 수 없는 것이 글
쓰기라는 장르의 본질이다. 인문학 강연도 마찬
가지다. 인문학은 '사람'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파고들어도 파고들어도 파악되지 않는 사람이
라는 피조물의 마음을 파헤치는 데 정답이 있
다면, 그것은 단 한 순간도 '인문학'이라 불려
선 안 될 것이다. 요컨대 글쓰기와 인문학은
인류가 만들어낸 모든 문화유산 가운데 '정답'
과 가장 거리가 먼 장르인 것이다.(중략)

이렇듯 글쓰기란 본질적으로 힘든 작업인데 거
기에다 한국인은 사지선다형 교육과 몰아치는
근대화 과정에서 체화한 '성과 중심주의'까지
갖고 있다. 잘 쓴 글(=눈에 띄는 성과)을 뽑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가득 휩싸인 채 글쓰
기장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아마 세계에서
글쓰기를 가장 어렵게 느낄 국민 뽑기 대회를
하면 한국인이 단연코 금메달을 거머쥘 것이다.
왜 자꾸 잘 쓰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는지 이렇
게 길게 설명한 것은, 그 마음을 만들어내는 것
이 무엇인지를 분해해 보여줌으로써 그 요인을
하나하나 격파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이런 마음을 품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극복하고 쓰고 또 쓴 사람은 글
쓰기가 주는 효용의 바다에 들어갈 수 있다.
이 바다에 깊이 들어갈수록, 단번에 잘 쓰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냈던 요인을 하나하나
뜯어보게 된다. 제 내면을 이루는 거대하고
강력한 습속(*습관이 된 풍속)의 대들보들
을 인식하고, 만져보고, 종내에는 뽑아낼 수
있다. 그 자리에 다른 대들보를 심어 넣을 수
있다. 일단 써야 그다음 단계로 건너가게 된
다는 사실을 깨닫고, 한 번의 시도로 단번에
완성본을 거머쥐겠다는 성급한 마음을 이겨

내게 될 것이다. 성급하게 결과물을 손에 쥐려
는 마음이 생활의 전반에 스며들어 자신을 불
안하고 조급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글쓰기는 혁명이다. 서서
히 진행되는 혁명. 내 내면의 지층을 이루는
요소들을 들여다보고 조금씩 바꾸어나가는,
끝내는 지층 위에 세워진 구조물 전체의 성격
을 바꾸어 나가는 혁명.


2025. 1. 18. 작성 글.

#협찬 솔직함과 디테일..

저는 평소에 솔직함과
디테일을 추구합니다.

솔직함은 자신 있지만..(??)
디테일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뭐든, 알아가는 단계라.. ^^;;)

얼마 전에..
카톡 오픈채팅방에서 글쓰기방
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즐거운 추억입니다. ^^)

그때 여러 글쓰기에 대한
기초를 배울 수 있었는데요.

이 책의 에세이 파트를 읽으며..
그때 생각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글쓰기를 장려하는 작가님들의
근거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저는 기본적으로 여러 에세이들이..
이런 '장려'의 성격을 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바닿늘글쓰기 를 따로 모으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뭐랄까..
종교를 전도하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 입니다만..

종교인에게 감정 이입을
해서 생각을 해본다면..
얼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서로 각자가 좋다고 믿는 세계로
끌어오기 위한 노력 측면에서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로
엄청 유명하신 유홍준 교수님은..

실제로 전도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시더라고요.
문화유산을 전도한다는 식으로요.

이 또한 마찬가지겠죠.

친애하는 한 인친님이..
제가 '좋은 한국 작가'를 많이
안다고 말해준 적이 있습니다.

정말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한국에는 정말 좋은 작가가..
많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특히 제가 좋아하는 류의
작가분들은 대체적으로..

솔직하고 구체적인 글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정아은 작가님의 글처럼요.

많은 경우 이 책을 읽고..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랬듯.. ^^

덧붙임 글은 이쯤에서
적당히 줄이겠습니다.

#이렇게작가가되었습니다
#정아은 지음

#솔직함과디테일
#장강명 과 #김현진
#소설가라는이상한직업
#뜨겁게안녕

#엄마의독서

@로로노트 님의
서평단 모집으로..

@마름모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글쓰기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장강명과 김현진의 경우(에세이)
소설가 장강명은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유유히, 2023)에서 자신의 일상을 이렇게
그린다.

전업작가 생활 22개월여 만에 청소가 거의 운
전이나 산책처럼 편한 경지에 이르렀다. 팔다
리가 자동적으로 걸레질을 할 때 머리로는 다
른 생각을 한다. 보통은 휴대전화기를 와인 잔
에 넣어서 들고 다니며 영어 회화 교재를 들으
며 청소를 한다. 가끔은 음악을 들으며 할 때도
있다.

장강명은 전업작가가 된 뒤 청소 실력이 늘었
다. 배우자가 "당신이 도우미 아주머니들보다
청소를 더 잘한다는 사실이 안 믿긴다"고 말할
정도로 발군의 경지에 이르렀다.
장강명은 그런 경지에 이르게 된 과정을 꼼꼼
하게 설명한 뒤 이렇게 덧붙인다.

내게는 특히 청소야말로 매우 폭력적인 작업으
로 느껴지며,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나의 남성성
이 강화되는 것 같다. 청소는 예술보다는 공학
에, 이해나 교감보다는 정복과 통치에 가깝다.

청소가 여성성보다 남성성을 띤 작업이라고 설
파하며 일상의 가사노동에 정교하게 의미를 부
여하는 이 에세이는 현대 사회에서 어떤 에세이
가 사랑받는지를 보여주는 전범과도 같다. 시대
정신을 반영했다고도볼 수 있는 이 에세이에는
1) 전통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의 붕괴 현상과
2)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채우는 작은 행위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이 깔끔하고 유머러스하
게 담겨 있다.

힘겨운 일상과 가난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생
생한 에세이도 있다.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김현진은 살면서 몸 담았던 장소와 그곳에서
있었던 사람과의 마주침을 이렇게 그려낸다.

이 조그마한 중국 음식점의 문을 열고 들어간
약 30분 후, 나는 아주머니에게 옆 테이블에서
남기고 간 꿔바로우를 내가 먹어도 되냐고 구걸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남이 남기고 간 것
도 주워 먹으면서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맛있다
맛있다 이거 왜 이렇게 맛있어요, 를 연발하며
옆 테이블에서 남긴 음식을 주워 먹었다. 아주
머니가 이것도 조금 먹어볼테냐며 내오는 음식
도 뭐든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며 다른 곳의 절
반 가격밖에 안 되는 공부가주를 벌컥벌컥 마
셔댔다. (《뜨겁게 안녕》, 다산책방,2011)

도처에 색색의 음식이 쌓여 있는 시대다. 음식
점과 카페에 가면 누군가 남긴 음식이 식기 반
납대에 남아 있는 모양을 보게 된다. 한입거리
가 남겨진 접시도 있고, 절반 이상이 잔반으로
남은 접시도 있다. 종종 거의 손대지 않은 채
음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접시도 보인다.
《뜨겁게 안녕》에서 김현진이 "비계고 기름기고
뭐고 죄다 주워 먹게 되는 중국 식당"인 미미식
당에서 옆 테이블에서 남기고 간 꿔바로우를 먹
는 장면을 보며 나는 그동안 스쳐갔던 수많은
'남은 음식'들을 생각했다. 그런 음식들을 볼
때면 가져다가 내가 먹거나 포장해 가고 싶었
더랬다. 혼밥을 할 때는 그런 유혹이 더 크게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없어' 보일
것 같아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런 내 충동
을 발설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경악했다. "어우,
남이 먹던 게 먹고 싶니? 나는 굶어 죽더라도
그런 건 안 먹어."
누군가 먹다 남긴 음식을 가져다 먹는 것이
'아무도 하지 않는' 행위가 된 건 언제부터일
까? 텔레비전과 식당과 카페에서는 '남은 음
식'이 빨리 버려야 할 무엇이다. 하지만 텔레
비전과 식당과 카페가 아닌 곳에서,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배가 고프다. 의식주를 해결할
돈이 부족하다. 도처에 분명히 가난이 있는데,

가시적으로 가난은 없다. 그런 시대를 살면서
김현진 같은 에세이스트가 쓴 글을 읽는 것은
진한 쾌감을 안겨준다. 그가 방문했던 골짝
골짝의 허름한 음식점과 그곳에서 만난 음식,
그 음식을 만들어 내놓은 사람들 이야기를 읽
으면서, 우리가 통신과 매체와 상술에 휩싸여
차마 내놓지 못했던 인간으로서의 근원적 감정
과 욕망을 들여다보게 된다. '원래 있었던 것을
있었다 말하고, 인간의 허기진 육신과 영혼에
단비처럼 '사랑'을 내려주는 존재로서의 타인
을 귀하게 대면하게 된다.

에세이라는 장르에는 탄력성과 융통성, 무제한
의 소재를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첫 에
세이 《엄마의 독서》를 내면서, 나는 쓰는 사람
의 입장에서 그런 에세이의 특성을 진하게 실감
했다. 《엄마의 독서》 3교 작업을 할 때였다. 곧
책이 나온다고 생각하니 이런저런 부분이 마음
에 걸렸다. 그중 가장 마음에 걸린 건 저녁을 차
리면서 술을 한 잔씩 마셨다고 쓴 부분이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큰아이와 이제 걸음마를 떼고
왕성한 호기심으로 온 집 안을 헤집고 다니는
작은아이 둘을 허덕이며 건사하고 어깨가 축
처질 즈음이면 황혼이 왔고 황혼이 왔다는 건

이제 그날의 가장 크고 무거운 과제인 '저녁밥
차리기'에 돌입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아침과
점심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대충 차려주고
지나갈 수 있어도 저녁은 반드시 제대로 영양
가가 들어간 밥상을 차려내야 한다는 강박관념
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저녁 할 시간이 돌아오
는 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였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과를 보낸 뒤 저녁을 하려다 말고
부엌에 서서 냉장고에 남아 있던 매취순을 컵
에 따라 마신 게 발단이었다. 빈속에 달큰하고
새콤한 술이 들어가자 싸하게 위장이 불타올랐
다. 술기운이 저릿하게 몸으로 퍼져나가자 저녁
을 짓는 일이 갑자기 별거 아닌 일처럼 느껴졌다.

저녁을 차릴 때마다 잘 차려내야 한다는 생각으
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한 잔씩 홀짝거린 술을
통해 그런 중압감을 약화시키고 저녁 차리기 의
무를 해낼 수 있었다는 요지의 내용이었다. 그
정도는 써도 괜찮을 줄 알았다. 출간이 코앞으
로 다가오자, 갑자기 '술'이라는 글자가 커다랗
게 부각되었다. 저녁을 차리면서 술을 마셨다고
쓰는 게 괜찮을까? '엄마'라는 사람이?
망설이다가, 그대로 두는 편을 택했다. 어떤
반응을 받을지 알 수 없어 불안감에 시달리는
책 출간 후 초기 몇 주 동안, 술 언급 부분은 항
상 마음에 걸려 있었다.

몇 달 뒤 있었던 《엄마의 독서》 출간 행사와 강
연에서, 놀랍게도 '술 마셨다'는 부분이 좋았다
는 피드백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나도 저녁 차
릴 때마다 한 잔씩 마셨는데 작가님도 그랬다니
깜짝 놀랐고,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알고 보니
저녁상을 차리면서 한 잔씩 마시는 주부들이 상
당히 많았다. 인터넷 서점에 올라오는 서평이나
한 줄 평에도 그런 반응이 가끔 올라왔다. 저녁
차리면서 한 잔씩 마시는 거 진짜 실감 났다고.
자기가 쓴 글인 줄 알았다고.(중략)
이 글을 쓰는 지금, 아이들의 밥상을 차려야 하
는 이들에게 '저녁 차리기의 중압감은 술 한잔
이면 말끔하게 해결된답니다. 그러니 한 잔씩

드시면서 저녁상 준비하세요'라고 권장할 마음
은 추호도 없다. 술에 기대지 않고 다른 방법으
로 해결하는 편이 백배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 사는 것이 버거웠던
그 시기, 나는 더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중독성 물질에 기대는 못난 선택을 했다. 창피
하지만 사실이었고, 에세이에 그 시절 일을 그
대로 드러냈다.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
다. 독자들이 공감한 것은 그런 나의 '못남'이
었다.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빠져들고, 그렇게
빠져든 일정 분량의 일탈을 통해 사회가 얹어
준 무거운 임무를 어물어물하게나마 해냈던 나
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었다.(중략)

이제 영웅담이나 호기, 객기는 '센 척', '허세',
'일부러 만들어낸 판타지'로 보이는 시대에 접
어들었다.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있어 보이는'
서사는 '없는 것을 없다고 담백하게 드러내는'
서사이다. 인간의 못남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서사, 가까이 있는 사람, 밥 한 공기, 청소하는
행위, 빨래하는 행위에 정성을 들이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서사이다. 인간이 가진
한계와 애정에 대한 끝없는 갈구를 인정하고
담담하게 조명하는 서사이다. 조국을 위해 목
숨을 바치고 대의를 위해 가족을 버리는 모습
은 이제 판타지나 풍자의 대상일 뿐이다.

조국, 대의라는 개념 자체에 의문을 품기 시작
한 시대를 맞아, 진정으로 소중한 것에 대한 기
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런 시대에 에세이
를 쓰는 이들이 중요한 무기로 사용해야 할 개
념을 꼽으라면 나는 두 가지, '솔직함'과 '디테
일'을 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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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 헤드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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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악마가 쓴 소설..

이 책 띠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악마가 소설을 쓴다면
분명 이러할 것이다."

솔직히 읽기 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에이.. 오바가 심하시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악마가 쓴 소설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어떤 내용을
적어도 스포가 될 거라는
말들을 많이 하시던데..

저는....

"그 스포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나
이해시킬 수 있도록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솔직히 어려웠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 여부와 상관 없이..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되는대로 마구마구
스포를 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참았습니다.

그런데도 발췌한 내용의 수위가..
굉장이 높다는 것을 읽어보시면
분명 아실 수 있을겁니다.
(이마저도 제가 조절한겁니다..)

참고로 해당 발췌 내용은..
아직 초반 부분에 해당됩니다.

사이코패스 정신과 의사,
유전자와 환경이 사람을
완전한 사이코패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무서운데..
그 뒤로 펼쳐지는 상황은....

'대혼돈의 멀티버스' 라고만..
압축 설명하겠습니다.ㅎㅎㅎㅎ

#엘리펀트헤드
#시라이도모유키
#시라이도모유키장편소설
#구수영옮김

#미스터리소설
이런 세상도 있구나.....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경고: 잔인한 묘사가 많이 나옵니다.)
최근 반년 사이의 아버지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왜 '백번 죽은 남자'를 그만둔 걸까.
(*아버지는 유명한 마술사였으며, 퇴직 후 불사
관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사고로 크게 다치기 전까지는..) 왜 불사관으로
이사했는데 마술쇼를 열지 않을까. 왜 술을 마시
는 모습을 봤을 뿐인데 지하실에 가두는 걸까.
하지만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어머니
를 죽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아버지는 틈만
나면 어머니를 때리고 발로 차고 머리카락을 움
켜쥐고 욕을 퍼부었다. 상당히 화가 나는 일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벌레처럼 죽여버리
면 그뿐인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을까. 어머니에
게 약점이라도 잡힌 걸까. 기사야마는 원래의 아
버지로 돌아오기를 바랐다. 텅 빈 지갑에서 백 엔
동전을 꺼내거나, 깨진 그릇을 고치거나, 도화지
에 그린 장수풍뎅이를 꺼내준 그 다정다감한 아
버지로. 그래서 기사야마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웠
다. 어머니를 죽이기로 한 것이다. 불사관을 나오
면 바로 오른쪽 수풀에 '추락 주의'라고 적힌 표지
판이 있다. 별장을 막 지었을 무렵 아버지가 세운
것이다. 이 표지판 옆으로 너도밤나무 숲을 15미
터 정도 지나가면 '이누지니채'라는 이름의 절벽
이 있었다.

'개가 죽는 곳'이라는 이름대로 절벽 아래로는
야생동물이 자주 떨어졌다. 너구리나 살쾡이,
어미 산토끼와 새끼가 함께 죽은 것도 본 적이
있었다. 야생동물은 보통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절벽 위는 경사가 심하고
발 밑이 고르지 않은 데다가 키가 큰 풀이 우거
져 있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밤이 되면 너도밤나무 가지에 가려 달빛이 닿지
않는다는 점에서 산에 익숙한 야생동물도 실수
로 발을 헛디디게 되는 것이다. 20미터 아래의
암반에 부딪힌 산토끼의 머리는 달갈처럼 터져
있었고, 짙은 색 피가 사방에 흩뿌려져 있었다.

기사야마는 산에 이상한 게 있다며 어머니를 데리
고 나가 '추락 주의' 표지판을 지나 너도밤나무 숲
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산토끼만큼 멍청하지는
않은 듯 실수로 발을 헛디디지는 않았지만, 절벽
바로 옆에서 무릎을 걷어차자 "어?" 하고 웃으며
아래로 떨어졌다. 팔다리가 뒤틀린 시체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웠다. 눈엣가시 같
은 어머니가 사라지면 분명 그 무렵의 자상한 아
버지가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믿었는데…….
"용서해줘. 너를 괴롭힐 생각은 아니었어."
어머니의 시체를 내려다본 아버지는 어째선지
눈을 빨닿게 물들인 채 입술을 떨고 있었다.
"지하실에 가둔 건 지나쳤어.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어."

아버지는 손을 짚고 일어서더니 절벽 가장자리에
서 떨어지려 했다. 하지만 사고 이후, 평평한 땅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버지가 지면이 고르지 않은
경사면을 오를 수 있을 리 없다. 곧장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떨어졌다. 목을 빼고 절벽 아래를 바라
보자 아버지와 어머니가 즐거운 듯 탱고를 추고
있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뭐가 잘못된 걸까. 기사야마는 그로부터 한 달
가량 절벽 아래의 시체를 계속해서 관찰했다.
시반이 떠오르고 육체가 썩고 까마귀가 살점을
쪼아델 즈음 기사야마는 마침내 답을 찾았다.
나는 너무 늦은 것이다.

한번 망가진 것은 제아무리 애를 써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깨진 그릇이 금간 곳 없이 원래
대로 돌아오는 일은 없으며, 그것은 가족 또한 마
찬가지다. 그렇기에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그것이
망가지기 전에 균열을 막는 수밖에 없다. 기사야
마는 부모의 죽음을 통해 그것을 배웠다.
p. 93~95


이쿠타 이쿠히코는 가가조 의과대학 부속병원 산
부인과에 근무하는 의사다. 증조부 대부터 의사
집안 출신으로, 분가한 쪽까지 포함하면 스물두
명이나 되는 친족이 가가조 의과대학 관련 병원
에서 일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났을 때 모친이
양수색전증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초등학생
무렵부터 산부인과를 지망했다. 지금은 임상과
연구 양쪽 측면에서 가문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
은 실적을 쌓고 있다.
기사야마와는 무관한 이야기지만 명가의 자손에
게는 나름의 고충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쿠타를
몰아붙인 것은 친척의 높은 기대와 그에 응하지
못한 자에 대한 용서 없는 업신여김이었다.

만에 하나 잘못을 저지르면 곧장 비웃음거리가
된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의사인 이쿠타조차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계속해서
우등생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견디지 못하게
된 걸까. 이쿠타는 서른을 넘겼을 무렵부터 불법
카지노에 빠졌다. 그 이후의 일은 순식간이었다.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수억의 빚을 진 이쿠타는
카지노에서 알게 된 중국인 '쓰샨'의 독촉을 받
아 불법행위에 손을 물들였다. 처음에는 발주서
를 바꿔치기해 여분의 진통제를 빼돌리는 수준
이었지만, 불법은 점차 심해졌다. 거부하면 그
동안의 불법행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고,
1년 후에는 태아 판매를 강요하기에 이르렀다.

쓰샨이 고안한 방법은 치밀했다. 임신 30주 전
후의 임신부에게 인플루엔자나 B형 간염 바이러
스의 불활성화 백신이라고 속인 뒤 자궁수축제
를 투여해 아기를 조산시킨다. 구급 조치를 취하
는 척하며 아기를 격리하고 산소공급 장치가 달
린 방음 상자에 넣는다. 임신부에게는 아이를 구
하지 못했다고 거짓말하고, 장례 절차를 대행하
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방음 상자를
가지고 나와 쓰샨에게 넘기는 식이다. 5년 전 봄.
논문 초록을 정리한 후 심야에 병원을 나서던 기
사야마는 이쿠타와 마주쳤다. 주차장을 두리번
거리며 여행용 가방을 끌던 이쿠타는 대량의 식
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기사야마는 이쿠타를 추궁해 사정을 알아냈다.
이쿠타는 이때까지 일곱 명의 아기를 쓰샨에게
팔아넘긴 상태였다. 기사야마는 쓰샨을 사고로
위장해 죽이는 방법을 제안했고, 이쿠타는 그것
을 실행했다.
'선생님 덕에 겨우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
니다. 이쿠타는 눈물을 흘리며 기사야마에게 감
사를 표했지만 사실은 복종하는 상대가 바뀌었을
뿐이었다. p. 100~103


(*돈 없이 유흥 업소를 이용하고 먹튀를 하려다
걸려서 난감한 상황이던 앞니남은 우연히 앞에
나타난 남자 기사야마에게 무엇이든 시키는대로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돈을 지급받습니다.)
앞니남이 기사야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뭘 하면 되나요? 저, 키가 커서 천장 조명 같은
거 갈아 끼울 수 있어요. 그림 모델도 가능해요."
"저기에 갈 거야."
기사야마가 '콘셉트 호텔 가네샤'의 간판을 가리
키자, 앞니남은 "아아" 하고 긴장된 미소를 보였
다.(중략)

(*22년 전 봄. 기사야마가 인턴, 그의 아내 기키
가 무명 극단원이었을 무렵, 미팅에서 만난 그녀
를 어떻게든 안고 싶어진 기사야마가 호텔 가네
샤에 데려 간 적이 있습니다. 기사야마와 기키는
그곳에서 병원 콘셉트으로 꾸며진 방을 이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디테일은 생략합니다…….
다음 날, 원래 계획에 있던 말로만 듣던 딸의
남자친구가 집에 도착해서 기사야마는 마중을
나갑니다.)
정장남이 문 앞에서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가, '가가미'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남자는 부자연스럽게 커다란 목소리로 말하더
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기사야마는 죽을 때
까지 그 순간을 잊지 못하리라.
"어라?"
남자는 기사야마를 바라보더니 입을 멍하니
벌려 벌어진 앞니를 드러냈다.
"어제, 만 엔 주신 아저씨 아닌가요?"
빠른 말투로 말하다가 앗, 하고 얼굴을 굳혔다.
"무슨 말이야?"
(기사야마의 딸) 마후유가 아버지와 남자친구
사이에서 시선을 왕복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만에 하나 이런 일이 없도록 남자를 호텔로 데리
고 가기 전에 일부러 학생증을 확인했다. 이 남자
는 하루카와 히나타. 나고리 미술전문학교의 시각
디자인학과에 다니며 나고리 시에 거주하는 21세
였을 텐데.
"아, 저기에 있는 거, 혹시 어제의 대만 맥주
맞나요?"
남자는 현관에 몸을 집어넣고 거실을 들여다봤다.
"택배 아르바이트를 해서 패키지 같은 거 잘 기억
하거든요. 저 버즈의 비닐봉지, 가네샤 객실의 현
관에 놓여 있던 거 맞죠?"
피가 거꾸로 솟았다.

얼버무릴 생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그저 멍청이
인가.
"… 가네샤라면, 그 병원 같은 방이 있던 호텔?"
기키도 그 단어를 기억했다. 둘이서 방문한 것은
22년 전이지만, 그 기억은 쉽게 잊을 리 없다.
(중략)
이 녀석은 진짜배기 쓰레기다. 돈도 없이 유흥업
소를 이용하고, 돈 때문에 남자에게 무엇이든 협
조(??)까지 했을 줄이야.
"무슨 말이야?" 마후유가 울 것 같은 얼굴로 중얼
거렸다.
"아빠랑 하루가 호텔에 간 거야?

맥없이 풀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무슨 일인지 설명해."
말이 나오지 않는 어머니를 보다 못한 (기사야마
의 다른 딸) 아야카가 차갑게 말했다. 작은 균열
조차 없던 완벽한 가족이 단번에 산산조각이 나
는 소리가 들렸다.
p. 11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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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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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진짜 재밌습니다.

얼만큼 재밌냐면..

최재천 교수님께서 감수의 글에..
왜 그토록 오바를 섞어가며(???)
칭송을 했는지 이해가 될 정도였습니다.

"이 책은 그저 사람들이 즐겨 먹는 한 종의
물고기에 관한 책의 수준을 넘어선다."
(감수의 글에서 발췌)

자아..
이제 대구에게 빠져봅시다.

#대구 #마크쿨란스키지음
#박중서옮김 #최재천감수
#세계의역사를뒤바꾼어느물고기의이야기

#세계사 #교양서 #주제로보는역사
#대구역사 #최재천추천 #최태성추천


....

저는 명태와 악연이 있습니다.

제가 적은 글을 상대적으로 많이 본 분이라면 아실 수 있겠지만.. 제가 이것 저것 잡다한 경험이 무척 많거든요? 그 중 명태에 관한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경험은... 솔직히 유쾌한 것이 아닙니다. 확실히 하자면.. 불쾌한 것이 더 맞겠습니다. 하지만 ~!!?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니.. 마냥 쓸모 없는 경험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일단 저는 명태가 대구의 일종인지도 이번 기회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감수의 글이 명태로 시작하는 것을 의아해 했습니다만.. 물론 금방 그 의아함이 해소되었습니다.

명태와의 악연의 시작은, 대충 기억하기로.. 지금으로부터 10년이 약간 더 지난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가 어떤 시기냐면, 원래 전공을 살려서 (생명화학공학과) 일을 하고 싶었기에.. 이곳 저곳에 적응하려고 노력해봤지만,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는 중에~ 전공을 굳이 살릴 필요 없겠다는 결심으로 들어간 회사가.. 명태 전문 음식점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 프렌차이즈 본사 였습니다.

당시에.. 파워셀러를 모집한다나? 면접 볼 당시에.. 조금 사기꾼 느낌이 난다고 생각은 했지만..;;; 물, 불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저는 일단 집이 가까운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생각으로 입사를 결심했습니다.

(디테일은 생략하고) 일이 생각보다 무척 힘들었습니다. 육체적으로 했던 여러 일들 중 강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2주 정도 하고 일을 그만뒀었나..?? 아무튼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일을 그만 둔 가장 큰 이유는.. 계속 하다간 몸이 상할 것 같아서 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솔직히 뭔지 자세히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여러 가스라이팅적인 요소가 많았습니다. 어떤 거였냐면.. 면접 당시에도, 조금만 노력하면 지금 확장되고 있는 프렌차이즈 점주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많이 이야기 했었고, 실제 저에게 직접적으로 일을 가르쳐주던 두 명의 경우도 그 믿음을 강하게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강도 높은 육체 노동을 인내하고 있었지요......

이제는 솔직히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나쁜 부분들이 더 마음 속에서 키워졌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그때의 느낌은 지금까지도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때부터 프렌차이즈에 대한 반감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커졌는지는 쓰지 않겠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프렌차이즈가 그런 것은 아닐겁니다. 좋은 프렌차이즈들도 당연히 존재할테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나쁜 사례를 기억해두는 것은 여러모로 삶에 유용한 것 같아서.. 오랜만에 기억을 꺼내서 두서 없지만 적어봤습니다.

사실 명태는 죄가 없죠. 그 명태를 나쁘게 이용한 세균맨 같은 사람들에게 죄가 있다면 있겠죠.(???)

그래서 제가 쓴 명태와의 악연은 사실.. 명태를 나쁘게 이용한 명태.. 이용자에게 있다는 것을 적고 있는 것 같은데.. 이놈의 의식의 흐름은 자꾸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
리뷰를 빙자한 저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끝!!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감수의 글
(우리에게 더 익숙한) 명태는 북태평양에 서식
하는 대구의 일종으로 서양에서는 폴락대구로
불린다. 대구는 무려 10개의 과에 걸친 200종
이상의 물고기를 통칭한다. 그중에서 이 책의
주인공인 북대서양에 서식하는 대구를 비롯하
여 커스크대구, 링대구, 헤이크대구, 화이팅대
구, 해덕대구, 그리고 폴락대구가 대표적이다.
(중략) 나는 책을 수십 권이나 쓴 작가지만,
이 책을 읽으며 한없는 부러움을 주체하기 어려
웠다. 이 책은 그저 사람들이 즐겨 먹는 한 종의
물고기에 관한 책의 수준을 넘어선다.

읽다 보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설화는 물론,
노예제도와 전쟁을 비롯한 사회 변화와 자본주의
경제의 변천사까지 두루 섭렵하게 된다. 책은 모
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전범을 보여 준다. 그 옛날
보스턴에 유학하던 시절 관공서나 중요한 유적지
마다 왜 그렇게 물고기 문양 혹은 조각이 많있는
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대구라는 물고기
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매사추세츠주의 생산품이
자 자랑거리였다는 사실을 배웠다. 문득 나는 명
태, 즉 폴락대구에 관한 책을 쓰고 싶어졌다.
지구 전역은 아니더라도 동북아 지역 국가들에는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도 명태는 한
자를 그대로 쓰고 '민타이'로 읽는다.

일본인들도 많이 먹는 '명란것'은 '멘타이코'라
고 부른다. 중국 동북 지방에서는 조선족의 영향
이겠지만 밍타이위(명태어)라는 말도 사용되며
대만에서는 명태라는 단어를 그대로 쓴다. 심지
어 러시아 사람들도 명태를 '민타이'로 읽는데,
한국어가 중국 동북 지방을 거쳐 전해졌을 가능
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구와 명태의 대서사를
적다 보면 자연스레 인류의 생태문화사를 기록
하게 된다. 바다가 비어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가 지켜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식탁 위에 오
르는 생선이 예사로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_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1.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입을 크게 벌린 채로
'대구cod'라는 말의 기원은 알 수가 없다. 또한
성행위를 삼가야 하는 날에 신앙심 깊은 가톨릭
교도들이 먹는 식품으로 세상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언어에서 소금에 절인 대구를
지칭하는 단어가 어째서 성적인 암시를 얻게 되
었는지도 불분명하다. 영어를 사용하는 서인도
제도에서는 소금에 절인 대구를 '소금 절임 생선'
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소금 절임 생선은 속어로
여성의 성기를 의미한다.(중략)

중세 영어에서 코드는 자루 또는 부대를 의미했
으며 여기서 미루어 음낭을 의미하기도 했다.
16세기에 남자들이 거대하고 장식적인 성기의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 사타구니에 착용했던 희
한한 주머니를 '코드피스(샅주머니)'라고 부른
이유도 그래서이다. 새뮤얼 존슨이 1755년에
펴낸 사전에서는 코드를 가리켜 '씨앗이 보관
되는 온갖 용기 또는 꼬투리'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이 정의가 대구와 모종의 관계가 있을
까? 학자 대부분이 의구심을 품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이 단어의 기원에 대한 다른 설명이 없
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 물고기의 이름이 그

씨앗 꼬투리에서 따온 것이라고 추측했는데,
대구의 암컷은 수백만 개에 달하는 많은 알을
낳기 때문이다.
대구와 주머니 사이에는 다른 관계들도 있다.
퀘벡주 가스페 반도의 프랑스인들은 셰익스피어
가 태어나기 전(*1564년 이전)부터 대구를 낚아
왔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대구의 모든 부분을 여
전히 활용하고 있어서 그 껍질을 일종의 가죽처럼
가공하여 주머니를 만들기도 한다. 아이슬란드에
서도 이와 똑같이 한다. 어쩌면 이 물고기의 이름
은 물고기가 걸려드는 그물 뒷주머니에서 따온 것
일 수도 있다. 현대식 트롤선에서도 그물의 이 부
분은 여전히 '코드 엔드(끝주머니)'라고 불린다.

영국에서는 19세기부터 코드가 농담 또는 장난
을 의미했다. 이는 코드피스의 크기에 비해 실제
그 부분의 크기가 항상 더 작았다는 사실과 관계
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덴마크어에서 대구
를 가리키는 토르스크는 '바보'라는 구어적 의미
(*입과 입을 통해 전파된 의미)를 갖고 있다.
프랑스어에서 대구를 가리키는 모뤼는 대서양대
구를 가리키는 라틴어 학명 'Gadus morhua'
에서 두 번째 단어의 기원이기도 하다. 흥미롭게
도 19세기의 어느 때에 이르자 영국에서 코드는
'장난'이란 뜻이 되었고 프랑스에서 모뤼는 '매춘
부'를 가리키게 되었다. 하지만 권위 있는 프랑스
어 사전들을 뒤져도 이 사실에 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파리에 있는 레알 시장의 노점상
들이 이런 의인화를 (특히 물고기를 이용해서)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뚜쟁이는
고등어에 비유되는데 이는 고등어가 기름진 포
식자 물고기이기 때문이다.
19세기에 들어서자 소금에 절인 대구는 고삐가
풀린 상업주의를 무엇보다도 잘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즉, 모뤼는 상업에 의해 격하된 뭔가를
의미했다. "그래, 그래. 너한테서 소금기를 없애
주마. 대구야!" 에밀 졸라의 소설 《목로주점》에
나오는 대사다.(중략)

대구는 10개 과에 걸쳐 200개 이상의 종으로 분
류된다. 그 대부분은 북반구의 차가운 바닷물 속
에 살고 있다. 대구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달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억 2000만 년 전에 테티스
해에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테티스해는 과거
지구에서 동서 방향으로 펼쳐지며 다른 모든 바
다와 연결되었던 열대 바디를 말하는데, 결국에
는 북쪽의 바다와도 합쳐져 대구는 북대서양에
사는 물고기가 되었다. 나중에 아시아와 북아메
리카를 잇는 육교가 끊어지자 대구는 북태평양
으로도 진출하게 되었다. (중략)

해덕대구는 대서양대구보다 더 작으며 등의 색깔
도 갈색과 호박색이 점점이 박혀 있는 대서양대구
와 달리 회흑색이다. 이놈은 양옆의 가슴지느러미
위에 검은 점이 하나씩 찍혀 있다. 줄무늬는 흰색
이 아니라 검은색이다. 뉴잉글랜드에서는 대서양
대구와 해덕대구의 차이에 대해 전통적으로 내려
오는 설명이 있다. 그 설명에서 대구는 때때로
'성스러운 대구'라고 불린다. 이런 이름이 붙은
까닭은 사실 이 물고기가 뉴잉글랜드인에게 워낙
귀한 돈을 벌어 주었기 때문이지만, 뉴잉글랜드의
민간 설화는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설화에 따르면 '오병이어의 기적' 당시 예수가
군중을 먹이기 위해 곱절로 늘렸던 생선이 바로
대구였다. 이에 사탄도 똑같은 기적을 행하려고
시도했지만 그의 손이 불타는 듯 뜨거웠기 때문
에 생선이 몸부림쳐 빠져나갔다. 이때 사탄의
엄지와 검지가 닿은 부분에 결정색 줄무늬가
생겼는데, 이것이 바로 해덕대구의 기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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