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 헤드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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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악마가 쓴 소설..

이 책 띠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악마가 소설을 쓴다면
분명 이러할 것이다."

솔직히 읽기 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에이.. 오바가 심하시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악마가 쓴 소설이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사실 어떤 내용을
적어도 스포가 될 거라는
말들을 많이 하시던데..

저는....

"그 스포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나
이해시킬 수 있도록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솔직히 어려웠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 여부와 상관 없이..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되는대로 마구마구
스포를 해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참았습니다.

그런데도 발췌한 내용의 수위가..
굉장이 높다는 것을 읽어보시면
분명 아실 수 있을겁니다.
(이마저도 제가 조절한겁니다..)

참고로 해당 발췌 내용은..
아직 초반 부분에 해당됩니다.

사이코패스 정신과 의사,
유전자와 환경이 사람을
완전한 사이코패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무서운데..
그 뒤로 펼쳐지는 상황은....

'대혼돈의 멀티버스' 라고만..
압축 설명하겠습니다.ㅎㅎㅎㅎ

#엘리펀트헤드
#시라이도모유키
#시라이도모유키장편소설
#구수영옮김

#미스터리소설
이런 세상도 있구나.....
#북스타그램 #바닿늘

비슷한 주제의 글은..

#바닿늘소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서, 주관적인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아래에서부터는 해당 책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요약, 수정 하였음을
참조 바랍니다.



(경고: 잔인한 묘사가 많이 나옵니다.)
최근 반년 사이의 아버지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왜 '백번 죽은 남자'를 그만둔 걸까.
(*아버지는 유명한 마술사였으며, 퇴직 후 불사
관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사고로 크게 다치기 전까지는..) 왜 불사관으로
이사했는데 마술쇼를 열지 않을까. 왜 술을 마시
는 모습을 봤을 뿐인데 지하실에 가두는 걸까.
하지만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왜 어머니
를 죽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아버지는 틈만
나면 어머니를 때리고 발로 차고 머리카락을 움
켜쥐고 욕을 퍼부었다. 상당히 화가 나는 일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벌레처럼 죽여버리
면 그뿐인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을까. 어머니에
게 약점이라도 잡힌 걸까. 기사야마는 원래의 아
버지로 돌아오기를 바랐다. 텅 빈 지갑에서 백 엔
동전을 꺼내거나, 깨진 그릇을 고치거나, 도화지
에 그린 장수풍뎅이를 꺼내준 그 다정다감한 아
버지로. 그래서 기사야마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웠
다. 어머니를 죽이기로 한 것이다. 불사관을 나오
면 바로 오른쪽 수풀에 '추락 주의'라고 적힌 표지
판이 있다. 별장을 막 지었을 무렵 아버지가 세운
것이다. 이 표지판 옆으로 너도밤나무 숲을 15미
터 정도 지나가면 '이누지니채'라는 이름의 절벽
이 있었다.

'개가 죽는 곳'이라는 이름대로 절벽 아래로는
야생동물이 자주 떨어졌다. 너구리나 살쾡이,
어미 산토끼와 새끼가 함께 죽은 것도 본 적이
있었다. 야생동물은 보통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절벽 위는 경사가 심하고
발 밑이 고르지 않은 데다가 키가 큰 풀이 우거
져 있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밤이 되면 너도밤나무 가지에 가려 달빛이 닿지
않는다는 점에서 산에 익숙한 야생동물도 실수
로 발을 헛디디게 되는 것이다. 20미터 아래의
암반에 부딪힌 산토끼의 머리는 달갈처럼 터져
있었고, 짙은 색 피가 사방에 흩뿌려져 있었다.

기사야마는 산에 이상한 게 있다며 어머니를 데리
고 나가 '추락 주의' 표지판을 지나 너도밤나무 숲
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산토끼만큼 멍청하지는
않은 듯 실수로 발을 헛디디지는 않았지만, 절벽
바로 옆에서 무릎을 걷어차자 "어?" 하고 웃으며
아래로 떨어졌다. 팔다리가 뒤틀린 시체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우스꽝스러웠다. 눈엣가시 같
은 어머니가 사라지면 분명 그 무렵의 자상한 아
버지가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믿었는데…….
"용서해줘. 너를 괴롭힐 생각은 아니었어."
어머니의 시체를 내려다본 아버지는 어째선지
눈을 빨닿게 물들인 채 입술을 떨고 있었다.
"지하실에 가둔 건 지나쳤어.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어."

아버지는 손을 짚고 일어서더니 절벽 가장자리에
서 떨어지려 했다. 하지만 사고 이후, 평평한 땅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버지가 지면이 고르지 않은
경사면을 오를 수 있을 리 없다. 곧장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떨어졌다. 목을 빼고 절벽 아래를 바라
보자 아버지와 어머니가 즐거운 듯 탱고를 추고
있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나는 어떻게 해야 했을까.
뭐가 잘못된 걸까. 기사야마는 그로부터 한 달
가량 절벽 아래의 시체를 계속해서 관찰했다.
시반이 떠오르고 육체가 썩고 까마귀가 살점을
쪼아델 즈음 기사야마는 마침내 답을 찾았다.
나는 너무 늦은 것이다.

한번 망가진 것은 제아무리 애를 써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깨진 그릇이 금간 곳 없이 원래
대로 돌아오는 일은 없으며, 그것은 가족 또한 마
찬가지다. 그렇기에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그것이
망가지기 전에 균열을 막는 수밖에 없다. 기사야
마는 부모의 죽음을 통해 그것을 배웠다.
p. 93~95


이쿠타 이쿠히코는 가가조 의과대학 부속병원 산
부인과에 근무하는 의사다. 증조부 대부터 의사
집안 출신으로, 분가한 쪽까지 포함하면 스물두
명이나 되는 친족이 가가조 의과대학 관련 병원
에서 일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났을 때 모친이
양수색전증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초등학생
무렵부터 산부인과를 지망했다. 지금은 임상과
연구 양쪽 측면에서 가문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
은 실적을 쌓고 있다.
기사야마와는 무관한 이야기지만 명가의 자손에
게는 나름의 고충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쿠타를
몰아붙인 것은 친척의 높은 기대와 그에 응하지
못한 자에 대한 용서 없는 업신여김이었다.

만에 하나 잘못을 저지르면 곧장 비웃음거리가
된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의사인 이쿠타조차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계속해서
우등생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견디지 못하게
된 걸까. 이쿠타는 서른을 넘겼을 무렵부터 불법
카지노에 빠졌다. 그 이후의 일은 순식간이었다.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수억의 빚을 진 이쿠타는
카지노에서 알게 된 중국인 '쓰샨'의 독촉을 받
아 불법행위에 손을 물들였다. 처음에는 발주서
를 바꿔치기해 여분의 진통제를 빼돌리는 수준
이었지만, 불법은 점차 심해졌다. 거부하면 그
동안의 불법행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고,
1년 후에는 태아 판매를 강요하기에 이르렀다.

쓰샨이 고안한 방법은 치밀했다. 임신 30주 전
후의 임신부에게 인플루엔자나 B형 간염 바이러
스의 불활성화 백신이라고 속인 뒤 자궁수축제
를 투여해 아기를 조산시킨다. 구급 조치를 취하
는 척하며 아기를 격리하고 산소공급 장치가 달
린 방음 상자에 넣는다. 임신부에게는 아이를 구
하지 못했다고 거짓말하고, 장례 절차를 대행하
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병원에서 방음 상자를
가지고 나와 쓰샨에게 넘기는 식이다. 5년 전 봄.
논문 초록을 정리한 후 심야에 병원을 나서던 기
사야마는 이쿠타와 마주쳤다. 주차장을 두리번
거리며 여행용 가방을 끌던 이쿠타는 대량의 식
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기사야마는 이쿠타를 추궁해 사정을 알아냈다.
이쿠타는 이때까지 일곱 명의 아기를 쓰샨에게
팔아넘긴 상태였다. 기사야마는 쓰샨을 사고로
위장해 죽이는 방법을 제안했고, 이쿠타는 그것
을 실행했다.
'선생님 덕에 겨우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
니다. 이쿠타는 눈물을 흘리며 기사야마에게 감
사를 표했지만 사실은 복종하는 상대가 바뀌었을
뿐이었다. p. 100~103


(*돈 없이 유흥 업소를 이용하고 먹튀를 하려다
걸려서 난감한 상황이던 앞니남은 우연히 앞에
나타난 남자 기사야마에게 무엇이든 시키는대로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돈을 지급받습니다.)
앞니남이 기사야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뭘 하면 되나요? 저, 키가 커서 천장 조명 같은
거 갈아 끼울 수 있어요. 그림 모델도 가능해요."
"저기에 갈 거야."
기사야마가 '콘셉트 호텔 가네샤'의 간판을 가리
키자, 앞니남은 "아아" 하고 긴장된 미소를 보였
다.(중략)

(*22년 전 봄. 기사야마가 인턴, 그의 아내 기키
가 무명 극단원이었을 무렵, 미팅에서 만난 그녀
를 어떻게든 안고 싶어진 기사야마가 호텔 가네
샤에 데려 간 적이 있습니다. 기사야마와 기키는
그곳에서 병원 콘셉트으로 꾸며진 방을 이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디테일은 생략합니다…….
다음 날, 원래 계획에 있던 말로만 듣던 딸의
남자친구가 집에 도착해서 기사야마는 마중을
나갑니다.)
정장남이 문 앞에서 깊게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가, '가가미'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남자는 부자연스럽게 커다란 목소리로 말하더
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기사야마는 죽을 때
까지 그 순간을 잊지 못하리라.
"어라?"
남자는 기사야마를 바라보더니 입을 멍하니
벌려 벌어진 앞니를 드러냈다.
"어제, 만 엔 주신 아저씨 아닌가요?"
빠른 말투로 말하다가 앗, 하고 얼굴을 굳혔다.
"무슨 말이야?"
(기사야마의 딸) 마후유가 아버지와 남자친구
사이에서 시선을 왕복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만에 하나 이런 일이 없도록 남자를 호텔로 데리
고 가기 전에 일부러 학생증을 확인했다. 이 남자
는 하루카와 히나타. 나고리 미술전문학교의 시각
디자인학과에 다니며 나고리 시에 거주하는 21세
였을 텐데.
"아, 저기에 있는 거, 혹시 어제의 대만 맥주
맞나요?"
남자는 현관에 몸을 집어넣고 거실을 들여다봤다.
"택배 아르바이트를 해서 패키지 같은 거 잘 기억
하거든요. 저 버즈의 비닐봉지, 가네샤 객실의 현
관에 놓여 있던 거 맞죠?"
피가 거꾸로 솟았다.

얼버무릴 생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그저 멍청이
인가.
"… 가네샤라면, 그 병원 같은 방이 있던 호텔?"
기키도 그 단어를 기억했다. 둘이서 방문한 것은
22년 전이지만, 그 기억은 쉽게 잊을 리 없다.
(중략)
이 녀석은 진짜배기 쓰레기다. 돈도 없이 유흥업
소를 이용하고, 돈 때문에 남자에게 무엇이든 협
조(??)까지 했을 줄이야.
"무슨 말이야?" 마후유가 울 것 같은 얼굴로 중얼
거렸다.
"아빠랑 하루가 호텔에 간 거야?

맥없이 풀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무슨 일인지 설명해."
말이 나오지 않는 어머니를 보다 못한 (기사야마
의 다른 딸) 아야카가 차갑게 말했다. 작은 균열
조차 없던 완벽한 가족이 단번에 산산조각이 나
는 소리가 들렸다.
p. 11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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