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중에도 아름답기도 하면서 또 슬프기도 한 헤어짐이
얼마나 많을까 싶어요.
아름다운 기약을 앞둔 이별이라면 또 모르겠지만요.
프레드릭 배크만의 글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책에 대한
슬픔이 이미 그려졌으면서도 읽지 않을 자신이 없어 결국
하루하루 이별을 앞둔 할아버지와 손자의 글을
읽어봤네요.
역시나 기대만큼이였어요.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간직하면서
할아버지는 손자와 이별의 시간을 함께 공유합니다.
가장 아름답게 말이죠.
며칠전 피할수 없는 죽음을 앞둔 어린유아 딸에게 그
부모가
할수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묘자리에서 몇시간씩
놀아주는
중국인 아버지의 모습을 영상으로 본적도 있는데 그 슬픔을
누르면서 피할수 없는 상황을 승화하는 모습이 정말 슬프게
다가오더라구요.
때마침 저도 이책을 읽으면서도 아름답게 이별을 준비할수
있겠나 하며 가장 느릿한 헤어짐 인사를 바라보게
되었답니다.
"제 손을 왜 이렇게 꽉 잡고 계세요,할아버지?"
아이는 다시 속삭인다.
"모든 게 사라지고 있어서, 노아노아야.
너는 가장 늦게까지 붙잡고 있고 싶거든."
젊었을 때 늘 바빴던 할아버지는 노아의 아빠
테드에겐 이런 긴 대화조차 없었나봐요.
이별을 앞둔 시간동안 할아버지는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못했던것들이 걸려 특히나 손자인
노아에게
더욱 정성들여 눈을 바라봐주시고 귀 기울여주시는
중이랍니다.
때론, 아들과 손자의 존재를 헷갈려 하기도 하지만
수학을 좋아했던 할아버지는 자신을 닮은 손자에 대한
사랑이 더 남다른거 같아요.
수 많은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칠 때 예쁜
모습의 할머니 모습도 보이고 수학보다는 기타를
좋아하고 글을 더 좋아하는 아들 테드의 모습도
보입니다. 할아버지는 모든것들이 자세히 기억이
안날때
두려움에 휩싸일때도 있다고 잊혀질까 무섭다고
노아에게
고백하기도 합니다.
먼 우주로 떠나기 전에 풍선을 선물하고 싶다는 노아의
말에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어요. 그 풍선을 받고 최고의
쓸모없는 선물을 받았다는 것에 웃음이 날거라는 말로
할아버지의 쓸쓸할 여행을 위로하고 싶어하는
노아...
할아버지의 머릿속은 점점 더 희미해져가지만
그 속에서 노아와 테드 할아버지는 가장 느릿한 이별을
준비하면서 두려움없는 작별을 배워나가지요.
화를 내기에는 너무 넓은 세상이지만,
함께하기에는 긴 인생이다.
히아신스 가득 향기를 내 뿜으며 수 많은 추억과
사랑이 표현되고 있는 이 공간^^
조부모는, 또는 부모는 사랑과 사랑의 다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위로를 받으며 할아버지는
테드와 노아에 대한 사랑을 표현받습니다.
늘 잘해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남기는거 같아요.
인생은..
수학을 좋아했던 할아버지가 바쁘다는 핑계로 테드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주지도 않았지요. 자신을 닮지않고
기타를
배우는 아들에게 대한 서운함을 젖히고 후회가 밀려들면서
드디어 테드의 기타소리에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텐트치고 야영하기, 낚시하기등을 손자와 한것은 아마
자식과는 못해본 일들이였기에 손자에게 사랑을
베푼것이겠지요.
그래서 내리사랑이 생긴거구요.
"-선생님께서 어른이 돼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하셨어요.
-노아가 얘기한다.
-그래서 뭐라고 썼는데?
-먼저 어린아이로 사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썼어요.
-아주 훌륭한 답변이로구나.
-그렇죠? 저는 어른이 아니라 노인이 되고 싶어요.
-어른들은 화만 내고, 웃는 건 어린애들이랑 노인들뿐이잖아요.
-그 얘기도 썼니?
-네
-선생님께서는 뭐라고 하시던?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너는 뭐라고 했니?
-선생님이 제 답변을 이해하지 못하신 거라고 했어요.
-사랑한다"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는 이렇게 최선을
다해 손자와 아름답고도 슬픈 이별을 준비하십니다.
"오늘 이책을 읽을 수 있는 독자라면 하루하루가 소중할
것이다"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