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자 민음의 시 155
김언 지음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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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이제 며칠후면 계란한판이 된다.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생도 아니고(뭐 딱히 여고생만 시집을 읽으라는 법은 없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짧은 글 속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시가 자꾸 읽고싶어진다. 더 깊은 생각이 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시라고는 책에서 배웠던것들과 여고시절 읽었던 가벼운 시가 전부였다. <소설을 쓰자>라는 제목에 이끌려 조금 더 가볍게 시를 즐길 수 있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시집을 선택했지만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괜히 2009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한게 아니었다. 독특하고 어렵다. 내 능력으로 소화시키지 못할것 같아 맨뒤에 있는 작품 해설을 보았다. <김언 시집 사용 설명서>란 이름을 달고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시라는 것이 작가가 의도해서 쓴것도 있겠지만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읽는사람마다 각자의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하게 마련이다. 물론 문학평론가의 도움을 받긴했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점도 없잖아 있었다.

아무래도 제목이 <소설을 쓰자>이기때문에 제일 먼저 펼쳐든 페이지가 <소설을 쓰자>이다. 내 예상과는 빗나가도 너무 빗나간 내용들이다. 

물기 다 빠진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간직한 로맨스 가이를 이해하고 두둔하고 적당히 멀리할 것.-소설을 쓰자

문 뒤에 숨어서 엿듣는 살인마가 되었고...-숨바꼭질

똥 마려운 계집애의 표정을 이해한다는 것-문학의 열네 가지 즐거움

잠깐만 들여다봐도 심상치 않은 내용들이다. 조금 어려운듯한 시였지만 시를 제대로 즐기기위해 내공을 좀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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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민음사 모던 클래식 10
재닛 윈터슨 지음, 김은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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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모던클래식이란 이름으로 민음사에서 새롭게 선보인 10번째 책이다. 제목을 보면서 무엇을뜻하는 것일까?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동성애에 대해서 다뤘다는 약간의 정보는 있었지만 깔끔함이 돗보이는 표지사이에서 오렌지가 그려진 이 책이 의미하는것이 무엇인지 도통 감이오질 않았다. 그래서 차분히 작가에 대해서 먼저 들춰보기로 했다. 

지넷 윈터슨 - 그녀는 1959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지만 출생 직후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그런 그녀를 입양한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다. 어린시절부터 오로지 기도와 성경 속에서 보냈다. 그런 그녀가 열어섯이 되던 해 새로운 성에 눈을 뜨게되었다. 여자를 사랑하게 된것이다. 커밍아웃을한 사실이 들키자 가출을 감행하고 여러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옥스퍼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스무세 살 그녀는 처녀작인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이다를 집필한다.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는 지넷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 

책 속 주인공의 이름 역시 지넷으로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커밍아웃까지 그녀의 삶을 그려낸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 속에 독실한 기독교 집안으로 지넷이 입양된 만큼, 그리고 기도와 성경 속에서 어린시절을 보낸만큼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그들의 삶을 잘 알지도 못하는 내게 한편으론 많은 정보를 준 동시에 충격적이기도 했다. 비단 기독교만을 비난하는것이 아니라 종교는 너무 깊이 빠져들면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많다는 생각이 더 크다. 

책을 읽다보면 제목이 왜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그녀의 양어머니는 오렌지만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완벽한 과일이라 일컬으면서 지넷에게 오렌지가 가득든 사발을 내밀곤 했었다. 그럴때면 그녀는 왜 오렌지인지 바나나나 포도는 안되는지 반항심이 생겼는데 나 역시 지넷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 같다. 

이 책은 한 소녀의 삶에 관한 내용이지만 커밍아웃을 하면서 그녀의 삶이 더욱 관심을 받게 된것 같다.  나역시 어린시절 한 연예인의 커밍아웃으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 사건이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는 이제까지 공인으로써 그가 보여준 이미지와 커밍아웃이란 내용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세간의 관심과 비난의 눈빛을 이겨내야했던 그는 몇년간의 공백기를 거치고 이제 조금씩 화면에 얼굴을 비치고 있다. 그 시간동안 많은 이들의 인식변화도 있었겠고 그의 성실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동정?이였을 수도 있었지만, 나와 다르다고 그 사람이 죄를 지은것처럼 궁지로 몰아넣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일 뿐이고 그의 취향을두고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어쨌건 커밍아웃에 대해 한면을 다룬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란 책을 통해 다시한번 동성애자에 대해 그들은 나와 다.를 뿐이라는 점을, 다름을 생각해보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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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26
오스카 와일드 지음, 하윤숙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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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린시절 보았던 동화책 속에서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던 캐릭터들이 여럿있었다. 백설공주의 새엄마가 유일하게 생각나긴 하는데 젊음을 유지하는 대가로 그녀의 모습이 우리들에게 보여줬던 모습은 마녀그자체였다. 겉모습의 아름다움만을 간직한채 영혼은 점점 악마로 변해가고 있었다. 여기 백설공주의 새엄마와 비슷한 사람이 한명 더있었다. 

무엇하나 남부러울 것 없는 도리언 그레이는 인물이면 인물, 돈이면 돈, 아름다운 외모에 어울릴만한 젊음을 유지한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도리언 그레이의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그를 한번만 보기라도 하면 빠져들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매력이있었다. 도리언 그레이는 비교적 젊은 나이로 순박한 사람이었지만 바질 홀워드의 모델이 되어 자신의 모습이 그려진 초상화를 보는 순간 헨리 경의 부추김과 더불어 사라지지 않는 아름다움에 질투심을 느낀다. 

그림이 변하고, 나는 언제까지나 지금의 내 모습 그대로라면? -43page 

초상화를 보고 자신의 젊음이 영원하길 소원하자 정말 도리언 그레이의 소원은 현실이 되었다. 젊음을 얻는 대신 그는 자신의 영혼을 팔았던 것이다. 어린시절 동화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내용으로 많이 접해봤던 소재들이었다. 다소 식상한 주제이긴 하지만 오스카 와일드만의 색깔이 분명히 나타난 작품이었다. 어리기만 했던 도리언 그레이는 점점 타락해가고 그가 저지른 만행들은 고스란히 자신의 초상화에 투영된다. 결국 그는 만행의 끝으로 바질 홀워드를 살해하는데...

나 역시 나이가 들어가는것이 서글프기도 하고 때론 죽음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온다는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나에게 영원한 젊음이 유지된다면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나자신을 바라볼때마다 살아있는 괴물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진다는 말이 있듯이 젊은시절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얼굴에 다 나타난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생김새를 보고 평가하긴 그렇지만 나이드신 분들 중 온화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할 정도의 얼굴을 가지신분들이 있으신 반면 정말 고약한 스쿠루지같은 인상을 지니신 분들도 보았을 것이다. 그런분들을 볼때마다 나 역시 긍정적인 마인드로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면에서 볼때 선택을 잘못한 도리언 그레이 젊음이 사라지지 않는 괴물로 자신의 추악한 얼굴이 초상화에 그대로 드러났던것이 아닐까? 

오스카 와일드<행복한 왕자>로 알게된 작가이다.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다시 만나볼 수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책읽기를 즐겼다. 그는 결혼을 했었지만 동성애 혐의를 받고 2년간 감옥에 수감되고 명성이 바닥에 떨어진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때 외설죄의 증거물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100년이 지난 현재 그의 명예는 회복되었고 그의 삶과 문학세계가 재조명되고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많은 이들이 어린시절 읽어봤을법한 행복한 왕자의 독자들이라면 이 책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작품 도리언 그레이이의 초상을 읽어보길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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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피의 천사 - 바나나 하우스 이야기 1 독깨비 (책콩 어린이) 5
힐러리 매케이 지음, 전경화 옮김 / 책과콩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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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고 유아들인지라 동화책을 주로 접했었다. 그래서 조금 수준이 있는 아동문학인 <새피의 천사>를 접했을때 아이보다 내가 더 흥미롭게 보았던것 같다. 우리집과 똑같은 아이들의 숫자에 더욱 관심있게 책의 구석구석을 읽어내려갔는지도 모르겠다. 

<새피의 천사>는 바나나 하우스의 첫번째 이야기이다. 이 책은 바나나하우스라고 일컬어지는 집에 살고있는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화가인 부모님들과 엄마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는 큰언니 캐디,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여덟살때 글을 깨우치면서 알게된 새피, 극지 탐험가가 되기위해 고소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디고, 그리고 부모님의 예술적 성향을 물려받은듯한 로즈, 이렇게 여섯 식구들이 심상치 않은 각자의 개성을 가진채 살고있다. 

여덟살에 자신이 엄마의 쌍둥이 동생의 딸로 그녀가 교통사고로 죽자 자신을 지금의 엄마가 입양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가족들과 거리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나머지 가족들은 새피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않은듯 자연스런 모습을 보이는데......

그러던 중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새피에게 천사상이라는 유산을 남긴다. 새피는 사라라는 친구를 사귀게 되고 장애인인 사라와 함께 그녀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이탈리아 시에나로 할아버지의 유산인 천사상을 찾는 여행을 한다. 물론 할아버지의 유산을 찾는이유가 목적이었지만 아직 확립되지 않고 방황하는 새피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었을까? 자신이 입양인이란 사실로 선을 그어버린 새피에게 나머지 가족들은 변하지 않는 가족애로 새피를 대하고 있었다. 

개성이 너무 뚜렷한 가족들속에서 서로를 생각하는 끈끈한 가족애로 입양이라는 슬픈이미지를 삼켜버린 듯 책을 읽는 내내 어두운면 느낄 수 없었다. 우리집 가족과 구성이 너무 비슷한 바나나하우스의 가족들이지만 생활하는 방식은 너무나 다르다. 네명의 아이들을 키우는게 쉽지 않다는걸 알고 있는 나여서 그런지 엄마의 양육방식이 조금은 부러웠다. 

심상치 않은 바나나하우스의 가족들 이야기가 앞으로도 우리나라에 출간된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드는것은 아마도 바나나 하우스 가족들에게 매료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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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미 - 렉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피 킨셀라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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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미는 칙릿소설이다. 칙릿소설이 뭔지 잘 몰랐었다. 조금은 식상한 그러나 빠져들 수 밖에없는 사랑스런 주제들로 이루어진 바로 내가 좋아하던 소설들이었다. 그것들을 칙릿소설이라 부르나 보다.  리멤버 미의 작가 소피 킨세라<쇼퍼홀릭>시리즈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울궈먹을대로 울궈먹은 칙릿소설의 주제로 많은 이들의 표를 얻기엔 조금 힘들어 보였지만 소피 킨세라는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작가였다. 그렇기에 그녀의 작품들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단기 기억상실증......단기라고 하기엔 너무 긴가? 하긴 3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단기 기억상실증이란 말이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건 렉시는 2004년 이후로 3년간의 기억을 잃었다는 것이다. 렉시는 2004년 구려 터진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친구들과 연말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삶이 얼마나 우울한지 한번 들여다 보자. 세일 때 산 신발은 맞지 않아 그녀의 발을 혹사시키고, 찌질이 데이브에게 바람맞고, 입사일이 일주일 모자란다는 이유로 두둑한 보너스도 한푼 받지 못하고, 더군다나 내일은 아빠의 장례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보다 더 우울한 삶이 어디있을까? 날씨까지 비가 주룩주룩내리면서 렉시의 비참함에 동참하고 있는 모양새라니.....아빠의 장례식참석때문에 친구들과 헤어져 택시를 잡으려던 렉시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택시를 향해 냅다뛰고 본다. 그러다 계단에서 굴렀는데....    깨고보니 2007년이다.

2004년의 그녀와 2007년의 그녀는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신입사원이었던 그녀의 직급은 어느새 부장으로 승진한 상태였고, 별볼일 없다못해 우울했던 외모는 삐까뻔쩍하게 튜닝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렉시의 옆자리엔 찌질이 데이브가 아니라 돈많고 잘생긴 남편까지.....

여기까지는 그녀의 삶이 너무 부러워 배가아플 지경이었다. 그러나 책을 계속 읽어나갈 수록 그녀의 삶이 부럽지만은 않았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있다고했던가...렉시는 가장 절친했던 친구들과 직원들의 인심을 잃은 반면, 아름다운 미모와 근사한남편과 부를 얻었다. 어느것이 더 중요할까? 여기서 드는 생각 한가지...........그 모든것들이 렉시가 3년간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들이지만 정작 그녀는 3년간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었던게 아닐까?  괴로웠던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25년을 살아온 그녀의 삶에서 3년이란 시간은 비정상적인 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지만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녀는 잃었던 우정을 다시 찾고 재력가인 남편과 이혼하고 진정한 사랑까지 찾게된다. 다사다난한 그녀의 삶을 부럽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그렇지 않다고 해야할지? 솔직한 심정으론 부러운 마음이 더크다 물론 처음의 렉시를 제외하면 말이다. 

책을 다 읽고난 지금 드는 생각은 리멤버 미는 가볍지만은 않은 소설이라는 것과 소피 킨셀라의 명성답게 흥미로운 책이었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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