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26
오스카 와일드 지음, 하윤숙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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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린시절 보았던 동화책 속에서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던 캐릭터들이 여럿있었다. 백설공주의 새엄마가 유일하게 생각나긴 하는데 젊음을 유지하는 대가로 그녀의 모습이 우리들에게 보여줬던 모습은 마녀그자체였다. 겉모습의 아름다움만을 간직한채 영혼은 점점 악마로 변해가고 있었다. 여기 백설공주의 새엄마와 비슷한 사람이 한명 더있었다. 

무엇하나 남부러울 것 없는 도리언 그레이는 인물이면 인물, 돈이면 돈, 아름다운 외모에 어울릴만한 젊음을 유지한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도리언 그레이의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그를 한번만 보기라도 하면 빠져들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매력이있었다. 도리언 그레이는 비교적 젊은 나이로 순박한 사람이었지만 바질 홀워드의 모델이 되어 자신의 모습이 그려진 초상화를 보는 순간 헨리 경의 부추김과 더불어 사라지지 않는 아름다움에 질투심을 느낀다. 

그림이 변하고, 나는 언제까지나 지금의 내 모습 그대로라면? -43page 

초상화를 보고 자신의 젊음이 영원하길 소원하자 정말 도리언 그레이의 소원은 현실이 되었다. 젊음을 얻는 대신 그는 자신의 영혼을 팔았던 것이다. 어린시절 동화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내용으로 많이 접해봤던 소재들이었다. 다소 식상한 주제이긴 하지만 오스카 와일드만의 색깔이 분명히 나타난 작품이었다. 어리기만 했던 도리언 그레이는 점점 타락해가고 그가 저지른 만행들은 고스란히 자신의 초상화에 투영된다. 결국 그는 만행의 끝으로 바질 홀워드를 살해하는데...

나 역시 나이가 들어가는것이 서글프기도 하고 때론 죽음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온다는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나에게 영원한 젊음이 유지된다면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나자신을 바라볼때마다 살아있는 괴물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진다는 말이 있듯이 젊은시절 어떠한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얼굴에 다 나타난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생김새를 보고 평가하긴 그렇지만 나이드신 분들 중 온화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할 정도의 얼굴을 가지신분들이 있으신 반면 정말 고약한 스쿠루지같은 인상을 지니신 분들도 보았을 것이다. 그런분들을 볼때마다 나 역시 긍정적인 마인드로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아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면에서 볼때 선택을 잘못한 도리언 그레이 젊음이 사라지지 않는 괴물로 자신의 추악한 얼굴이 초상화에 그대로 드러났던것이 아닐까? 

오스카 와일드<행복한 왕자>로 알게된 작가이다.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다시 만나볼 수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책읽기를 즐겼다. 그는 결혼을 했었지만 동성애 혐의를 받고 2년간 감옥에 수감되고 명성이 바닥에 떨어진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때 외설죄의 증거물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제시되었다고 한다. 100년이 지난 현재 그의 명예는 회복되었고 그의 삶과 문학세계가 재조명되고있다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많은 이들이 어린시절 읽어봤을법한 행복한 왕자의 독자들이라면 이 책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작품 도리언 그레이이의 초상을 읽어보길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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