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심리전략 27 - 심리전을 좌우하는 은밀한 기술
글로리아 벡 지음, 안미현.김혜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승자의 심리전략 27 - 원제가 《금지된 수사학Verbotene Rhetorik》'인 이 책의 첫장에는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편집책임자의 이런 글이 있다. 

 "... 이 책은, 앞머리에 '가독 연령-19세, 선정성-중하, 폭력성-중상, 이 책의 내용은 더난출판의 생각과 다를 수 있습니다.' 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싶을 만큼 못된 구석이 있다. ..."

 정말 그렇다! 이 책은 어떤 책보다도 과히 폭력적이고, 직설적이며 못되다! 그것이 어느정도인지 아래 몇 문장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신이 선한 인간이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이상, 당신은 당신의 어두운 면을 인정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을 연습용 희생자로 이용하라!"
 "야비해진다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은 아니다. ... 야비해지기 위해 연습하라. 다른 사람들보다 더 교활하게 나아감으로써 당신은 대가가 될 것이다."
 
 물론 가장 자극적인 문장들을 끌어온 것이긴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우리가 여타의 책에서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을 만큼 굉장히 교활하며 노골적이다 그리고 그것에 당당하다.

 

 이 책은 세상에서, 정확히 말하면 인간관계에서 우위를 점하여 승자가 되기 위한 27가지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의존 전략, 구원자 전략, 아부 전략, 음모 전략, 희생양 전략' 등 승자가 되기 위한 가능한 모든 기술들을 망라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전략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각 전략들은 교활하며, 빈틈없다. 저자는 왜 이런 책을 썼는지 말한다.

 "동료들의 탐탁치 않은 시선, '비밀스러운 지식' 에 대한 밀려오는 수요, 그리고 지식을 다루고 전달함에 있어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겠다는 나의 고집이 합쳐져 나는 결국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저자의 말대로 '어떤 전략들은 놀라울 정도로 사악하고 법적으로 허용된 마지막 경계선까지 나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성공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실전 기술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구성은 27가지의 전략들을 각각 '이 전략의 독성 지수', '주재료', '먹잇감을 요리하기에 앞서...", '은밀한 레시피' 그리고 그 단계적 전략 순으로 설명한다.
 '이 전략의 독성 지수'는 말그대로 해당 전략의 독성 지수로써, 총 10개의 빈네모(□)를 독성의 정도에 따라 색을 채워(■) 나타냈다. '주재료'는 곧 전략의 이름이다. '먹잇감을 요리하기에 앞서...'는 전략의 효과를 설명한다. 끝으로 '은밀한 레시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전략들의 사용 방법이다.

 모든 전략에 대해 그 재료의 어원 또는 정의를 설명하고, 그 전략이 미칠 효과 및 부작용 그리고 사용 기술을 꼼꼼히 설명해 주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는 것은 위에서 예시 했듯이 표현들이 상당히 거칠고, 거침 없으며 노골적이다. 당당하다. 그것은 앞선 인용문과 '희생양', '먹잇감'이라는 표현을 보면 알 수 있다.

 각 전략들에 대해 가장 강조하는 바는 '감정적 거리'를 두라는 것이다. 먹잇감에 대해 절대 감정적으로 가까워져서는 안되고, 호감을 사서도 안 된다. 그리고 동정을 해도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목표 달성의 가장 큰 저해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노골적 표현이 우리를 자극할지라도 똑같은 방식으로 27가지나 되는! 전략들을 설명하다 보니 읽다보면 지루해질 수 있는 것이다.

 

 윤리와 비윤리는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붙어다니고,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는 말썽꾸러기다. 
 우리는 윤리를 절대성으로 규정한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며 근거이다. 그러나 비윤리는 그것을 부인하며 끊임없이 상대성을 강조하고, 요구해 왔다. 동전의 앞과 뒤처럼, 앞 또는 뒤라는 것은 우리가 편의상 합의해 놓은 것이지 어느 것이 앞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과 뒤가 없다는 것이다. 그것에 기름을 끼얹듯 이 책은 당당히 고개를 든다.

 아마도 저자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닐 것이다. '위험한 지식이 소수의 사람에게만 허용되면 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지식 앞에서 자신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라는 사회학자 베르너 크뢰버_릴의 말을 인용한 것처럼, "이 세상에 희생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이 이 흥미진진한 지식을 마음껏 즐기고 진지하게 선별하여 사용하길 바란다." 고 저자가 말한대로, 저자의 바람은 한쪽만 독식하는 독성 전략을 널리 알려 희생자를 줄이고, 독식자들에게는 더욱 깊은 기술 계발을 독려하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지지 않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역자의 말처럼 "27가지 전략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실제로 사용하든, 아니면 다른 사람이 그러한 전략을 사용할 때 이용당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 수단으로 삼든, 그건 개개인이 결정할 문제다." 
 책 내용의 논란성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어쨌든 이 책은 거칠고 노골적이지만 그만큼 시원하고, 그러한 표현들로 때론 웃음짓게 되는 아주 흥미로운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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