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은 무서워?"
사요코가 눈을 가늘게 뜨며 비웃듯 웃었다. 금방이라도핏자국을 밟고 지나갈 듯한 기세였다.
"전혀 안 무서워."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셨어. 진짜 무서운 건사람이고, 그 외엔 무서울 게 아무것도 없다고."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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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이라는 것도 어디까지나 인간이 이해하기 쉬운표현을 쓴 것뿐이야. 인간은 하늘을 나는 것도, 자유롭게모습을 바꾸는 것도 못 해. 온갖 제약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란 말이지. 그런 상황에서 감정만큼은 오롯이 주어졌다고 믿다니 완전한 착각이야.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이 산더미처럼 많거든."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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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곳 생활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 공간을 뛰어넘올 수 없기 때문이야. 내게 시공이란 없는 거나 마찬가지거든. 이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건 전지전능이야. 인간은불편함이 있는 탓에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거니까. 하여튼 전지전능만큼 지루한 것도 없어."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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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부유해지고 오래 산다면, 자원이 없는 일본은 지금보다 훨씬가난해질 거야. 그래도 괜찮아? 사람의 생사란 그 정도로무거운 문제인 거야."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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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의 극한의 고요 속에서 나는 관절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티피로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지평선 위로 태양이 낮고 느리게 떠오르고 있었다. 지퍼를얼고 티피 안을 들여다보니 윌리엄은 침낭 안에 미라처럼 누워 있고, 도니는 매트리스 끄트머리에 앉아 있고, 캠핑용 스토브 위에서는 물이 끓고 있었다. 주전자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나를 향해 묻는 도니의 입에서도 김이 새어나온다.
"밖에서 뭐 했어요?"
"그냥 듣고 있었어요. 고요를 듣고 있었어요."
"굉장하죠? 여기는 고요만으로도 입장료가 아깝지 않아요."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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