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이 덩굴에서 가장 신기한 것은 바로 덩굴손이다. 가능하다면저속 카메라를 가지고 덩굴손의 생장과 운동을 연속 촬영해서 보고 싶구나. 식물의 덩굴손은 곤충의 더듬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것 같다. 덩굴손의 감지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말해 볼까? 한번은덩굴이 뻗어 나가는 길에서 약간 빗나간 곳에 젓가락을 꽂아 놓았다. 다음날 가 보니 덩굴손이 그 젓가락을 찾아가서 휘감고 있더라구. 이 실험을 반복하여 해 본 결과, 덩굴손은 능동적으로 자기가 감아야 할 대상을 찾아 나선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그리고덩굴손은 나선형을 그리며 뻗어 나감으로써 자기 몸무게보다 훨무거운 물체를 매달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침대나 자동차에있는 용수철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점들을 고려해 볼 때 식물은 동물 이상으로 능동적으로 자기 삶의조건들을 만들어 내고 또 삶의 진로를 개척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내가 특수한 영적 능력이 있다면 식물이 지능과 감정을가진 생물체라는 사실을 밝힐 수 있을 텐데…………….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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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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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 이곳의 하루 중 가장 스산한 때가 바로 이때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서산에 해가 떨어질 때까지의 몇십 분. 아마도 노을빛에는 사람의 심금을 건드리는 특별한 파장이 숨겨져 있는 모양이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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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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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을 옆에 놓고 매일 관찰하면서 느낀 게 있다. 세상 만물이다 그렇겠지만 식물이 자라고 영그는 데는 다 때가 있다는것이지. 요놈이 본 줄기 양쪽에 코딱지만 한 눈을 처음 틔웠을 땐저놈이 언제나 자랄까 하고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 실제로 그싹은 2개월이 되도록 별로 자라지 않는 것 같았어. 그러다가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7월이 되면서 겁나게 자라기 시작하는데, 자고일어나 보면 구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싶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더러 아무리 공부해라 뭐해라 하고 부모가 야단을 친들, 때가 아니 되면아무 소용이 없어. 아이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언젠가 자신의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힘을 기다려 인내하고 있어야지, 조급한 마음에 이리저리 뛰어다녀 보아야 ‘치맛바람‘ 밖에더 되겠니? 또 그 억지야말로 아이를 죽이는 횡포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제 너도 곧 학부모가 될 사람이니 명심하길 바란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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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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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 오늘 내 꽃밭이 엄청난화를 당했다. 장마에 쓸려 내려가거나 가뭄에 바짝 말라 버리는등 천재지변을 당한 게 아니라 인재를 만난 거야.
아침에 운동장에 나가 보니, 세상에! 화단에 심어 있던 풀들이마구 뽑혀져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게 아니겠어? 한 3분의 1 정도는 되는 것 같더라. 알아보니 교도소 구내 청소하는 사람들이 잡초 제거를 하다가 화단에 나 있는 풀을 멋도 모르고 그만 뽑아 버린 거야. 멍청한 양반들 같으니라구! 둔덕을 만들어서 화단으로꾸며 놓은 걸 보면 몰라? 일부러 키우고 있는 걸 그렇게 무자비하게 뽑아 버릴 수가 있는가 말이야. 아무리 잡초라 해도 그렇지. 하루 종일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우울하게 지냈다. 특히 애지중지 키운 ‘왕고들빼기‘가 처참하게 나동그라진 모습을 보고는 분에 못 이겨 허공에 대고 온갖 욕을 쏟아 부었지.
어쩌겠니? 나는 갇힌 사람이고 저 사람들은 ‘지저분한‘ 교도소를 단정하게 만든다고 한 일인데, 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화단을 보듬기 시작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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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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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차에서 내려 바람을 쐬고 있는 사이 나는 길바닥에서 나무 조각을 하나 주워들고 땅만 쳐다보며 부지런히 야생초를 캐기시작했지. 요 며칠 가물어서 땅이 어찌나 단단한지 처음에는 캐는족족 뿌리가 중간에서 똑 끊어지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그러다풀숲에서 큼지막한 철근 토막을 하나 주워 무식허니 푹푹 파 제껴뿌리째 건져 올릴 수 있었다. 그동안 방안에서 틈만 나면 식물도감을 펼쳐 본 덕분에 웬만한 풀들은 꽤 낯이 익었건만, 전혀 보도못한 풀을 만나게 되면 가슴이 설레는 게 꼭 길 가다 예쁜 여자만난 기분이다. 오늘 그곳 풀밭에서 만난 많은 야생초들 가운데 내숨을 일시에 멎게 하는 귀요한 풀을 보았는데, 그 기품이나 초세가 온실에서 자라는 재배화초와는 비교도 되지 않더라구. 언젠가마당 딸린 집을 갖게 된다면 이렇게 기품 어린 야생초를 모두 수집하여 근사한 화단을 꾸미겠노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나중에 도감을 찾아보니 이름이 ‘고심‘이더군. 미처 몇 뿌리 캐지도 않은것 같은데 사람들이 밥 먹으러 가자고 재촉하는 바람에 아쉽게도굽혔던 허리를 펴야만 했다. 방에 돌아와 대야에 담가 놓았으니내일 아침 운동 나가서 화단에 심기만 하면 되는 거지. 아무쪼록모두 되살아나야 할 텐데………….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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