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빛과 어둠은 본디 한 쌍이란다. 억지로 갈라놓으면 벌을 받으니 네 할머니에게 가르치렴."
탁발승은 구토 후 딸꾹질을 울음처럼 반복하더니 떠났다.
비척거리는 걸음걸이가 볼품이 없었다. 그러나 더는 외로워보이지 않았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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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물어볼 거니?"
많은 말을 참고 살면 어떤 말도 못하는 사람이 된다. 말하지 않으면 후회하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잘 지내렴. 너는 가능성이 있단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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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를 셌다.
1초, 쥐고 있으면 쥔 자와 준 자의 인연이 닿는다. 2초, 한번 닿으면 손을 놓아도 떨어지지 않으며, 3초. 천지를 개벽하는 존재가 당신과 나의 끈을 가호한다. 4초. 그리하여 당신은영원히 내 곁에 살게 되고. 5초.
업보를 받으리.
무당이 내게 물었지. 사랑이 이뤄지는 날인데 왜 웃지 않느냐고. 가슴 아래에 숨긴 대답은 간단했다. 사랑이 아니니 웃질 않아요. 아랫입술을 깨물고 전력을 다해 뛰었다. 옥상 난간 너머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팔을 펼쳤다. 저녁 하늘을 활주로 삼아 비행했다. 추락에 필요한 시간은 단 5초. 곤두박질친 머리가 땅과 부딪을 때 수박이 으깨지는 소리가 났다. 뼈가 부서지는 통증과 질금질금 새어 나오는 뻘건 핏물이 내게물었다. 이제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니.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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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삶의 유예가 아니라, 나를 온전히 수용하고 복원하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의 쉼에 더없이 관대해지시기를 바랍니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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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요동치게 두면 안 돼. 별다른 감정이 들지 않게 하는 일상적인 무언가를 떠올려. 지루하고 따분하고 변수가 없는 것일수록 도움이 된단다. 그리고 준비가 되면 네가 아주 잘 아는 공간으로 여길 바꾸는 거야."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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