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 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 P75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강철은 어떻게든 단련돼.너는 왜 연극이 하고 싶어?나는 왜든 연극이 하고 싶어.너는 어떤 소설을 쓸 거야?나는 어떤 소설이든 쓸 거야.정원과 나는 이런 대화법을 의젓한 사슴벌레식 문답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뒤집힌 채 버둥거리며 빙빙 도는 구슬픈 사슴벌레의모습은 살짝 괄호에 넣어두고 저 흐르는 강처럼 의연한 사슴벌레의 말투만을 물려받기로 말이다. - P22
경애에게는 전화하지 않았다. 십 년 전 그 사건 이후로 나는한 번도 경애에게 전화한 적이 없다. 경애도 내게 전화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나는 십 년 만에 정원의 추모 모임 단체 대화방에 경애를 초청했을까. 모르겠다. 나는 휴대전화를 꼭 쥔 채 결국 아무데도 전화할 데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래전처럼 쓸쓸해졌다. - P11
나는 항상 여행을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이만큼 자신을 발견하기 좋은 방법이 어디 있을까. 여행 중 발견한 작고 귀여운 것들을 통해 큰 영감을얻는 노아처럼 말이다. 사람마다 여행의 목적은 다를 수있고, 그게 바로 여행이 깨닫게 해주는 다양한 가치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결국 각자에게 맞는 답을 찾아나가며,이 과정에서 진정한 삶의 방향을 발견하는 것이 아닐까? - P203
각자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던 의아함(그리고 분노 조금)이 풀렸다. 노아는 자신의 표현이 내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깨닫고, 나도 노아가이 여행에 참여하는 동안 느꼈던 감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의 싸움(까진 아니었지만)은 항상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어떤 문제로 싸우게 될 때도 항상 그 끝엔 교훈이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 P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