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고민하다 저는 봉투의 공란에 오래전 우리가 함살던 집의 주소를 적었습니다. 사진관에 딸린 그 작은집의 주소를요. 한데 모여 밥을 먹고, 골목에 나가 자전거도타고, 간간이 웃음을 터트리던 한때를 반추하면서요.
누가 이 편지를 받을까요.
재하야, 다정히 부르며 이마를 쓸어주는 아버지일까요.
희고 따듯한 빛이 새어 들어오는 창가에 서서 해바라기를하는 어머니일까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 가만히미소 짓는 형일까요.
누구든 그곳에서는 더이상 슬프지 않기를 바라며 오오누키 씨에게 편지를 건넸습니다. 미처 못다 한 말이 봉해진 편지를요. - P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