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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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부가 없는 고향은 낯선 언어로 듣는 익숙한 노래처럼어색하고 괴기스러웠다. 외조부가 지키지 않는 고향은 더는 본향이라 할 수 없었다. 순간 깨달았다. 인간의 귀소본능이란 태어난 장소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에게 돌아가고싶어하는 그리움이라는 것을.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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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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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도 못 보면서 여길 힘들게 뭐 하러 왔누!"
보이지 않아도 보고 싶은 욕망은 있다.
들리지 않아도 듣고 싶은 소망이 있다.
걸을 수 없어도 뛰고 싶은 마음은 들 수 있다.
모든 이들은 행복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비록 제한적인 감각이라 해도 나는 들을 수 있고 냄새 맡을 수 있으며 낯선 바람을 느낄 수도 있다. 그것으로 행복하다면여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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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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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이라는 말처럼 오만한 단어가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가난을 극복하고, 불합리한 사회를 극복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영원히 내 장애를 극복하지 못할 거라고. 나는 단지 자주 내 장애를 잊고 산다. 잊어야지만 살 수가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체념한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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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여름 소설Q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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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고민하다 저는 봉투의 공란에 오래전 우리가 함살던 집의 주소를 적었습니다. 사진관에 딸린 그 작은집의 주소를요. 한데 모여 밥을 먹고, 골목에 나가 자전거도타고, 간간이 웃음을 터트리던 한때를 반추하면서요.
누가 이 편지를 받을까요.
재하야, 다정히 부르며 이마를 쓸어주는 아버지일까요.
희고 따듯한 빛이 새어 들어오는 창가에 서서 해바라기를하는 어머니일까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 가만히미소 짓는 형일까요.
누구든 그곳에서는 더이상 슬프지 않기를 바라며 오오누키 씨에게 편지를 건넸습니다. 미처 못다 한 말이 봉해진 편지를요.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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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온 여름 소설Q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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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춘당 조각을 집어 입안에 넣었다. 달고 화한 맛이 혀끝부터 천천히 퍼졌다. 입안에서 사탕 조각을 굴리며 내가 왜 이곳에 왔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재하에게 해주어야 했을 말들을 뒤늦게나마 중얼대보았다. 잘 지냈니, 보고 싶었어, 잘 지냈으면 좋겠다, 미안해 같은 평범하고도어려운 말들. 이제 와 전송하기에는 늦어버린, 무용한 말들을.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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