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가 바뀌려면 갑자기, 확, 아예 뒤엎어지듯 바뀌어야돼, 그냥 적당히 부드럽고 착하게 굴면 뭐든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흔들어 엎고 부러져야 길이 다시 깔리고 방향이 바뀌는거야. 다음에 너도 집회에 같이 나가자! 이런 일을 겪고도 그구닥다리 늙은이들 비위만 맞출 셈이야?
엘리야가 열을 올렸다.
-그렇지만 너도 그들을 위해 일하잖아.
내가 말했다. 병원에서 노인을 돌보는 일에는 최소한의 사명감이 동반되지 않을까 해서였다. 엘리야는 픽 코웃음을 쳤다.
-맞아. 겉으론 비위를 맞춰주는 척하지. 속으론 신물이나. 그들이 언제 죽을지 계산해보는 게 내 취미야.
엘리야가 웃었지만 나는 차마 따라 웃을 수는 없었다. - P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