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다시 돌아가도 나는 그림을 그릴 것 같아. 더 열심히, 온 힘을 다해서 말이에요. 그 끝이 이런 모습이라 하더라도 변함은 없어요. 다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이 길에 똑같이 서 있더라도 적어도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는 없을 거야. 그거면 족해요.
그는 재킷을 뒤지더니 구깃구깃한 종이를 한 장 꺼내 펼쳤다. 흔들린 필치로 그린 풍경화였다.
-어때요. 이렇게 매일 그리고 있답니다. 아무도 봐주지 않을 그림이지만. 아니지, 오늘은 당신이 봐줬군요. - P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