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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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독서교실에 처음 오는 어린이와 면담 비슷한 시간을 가졌다. 눈빛이 또랑또랑하고 눈썹이 짙고 매우 과묵한 어린이였다. 이 어린이가 내게 어떤 공책을 주고갔다. 담임 선생님이 아침마다 짧은 글이라도 쓰라고 하셔서 공책 한 권이 빽빽해졌다고 했다.
"이걸 선생님이 봐도 될까?"
"네. 보시라고 가져온 거라......."
"로운아, 이걸 선생님한테 보라고 하는 건 어떤 마음에서야?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고 싶은 걸까? 아니면 엄마가 그러라고 하셨니?"
로운이 대답에 나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제가 하는 거예요. 선생님이랑 저랑 처음 만나서 서로를 잘 모르잖아요. 여기는 제가 생각한 게 쓰여 있으니까, 이걸 보시면 저에 대해서 좀 알게 되실 것 같았어요."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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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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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어린이가 잠자리에 들면서 낮에 본 책 얘기를 하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 어린이가 하루 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을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물론 잊고 있다가 잠들기 전에 퍼뜩 그림책의한 장면이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어린이가 말하지 않는 동안에도 어떤 느낌이나 아이디어는 어린이 안에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책을 매개로 어린이를 만나기 때문에 책과 관련된 것만 겨우 엿볼 뿐, 어린이의 마음속에서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헤아릴 방법이 없다. 그 마음속의 일을 바로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린이가 ‘답답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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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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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떠난 교실을 정리하다가 문득 둘러보면 교실이 너무 조용하다. 어떻게 이 공간에 그 많은 움직임과 소리와 열기가 있었을까.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무대를 정리하는 스태프의 기분이 이럴까? 폭포처럼 쏟아지는 어린이들의 힘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 소나기가 그친 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고요한 거리에 서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의하루에 등장해준 어린이들이 고맙다. 차마 늘 그렇다고 할수는 없지만, 어떤 때는 어린이한테 받은 상처마저도 귀하게 여겨진다. 어린이들이 퇴장했다. 나는 혼자 남았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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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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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나 자신의 지난날을 헤아리면서 어린이였던, 청소년이었던, 어른이었던 날들 내내 나는 나였다는 걸 알았다.
삶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거나 덮어왔고 어느 부분은 영원히 달라졌으며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대목도 있지만 나는나로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살아가는 한 인생의 어느 부분도 단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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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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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꿈에서 깨어난 듯 철학의 여자를 봤다.
이 사람 이렇게 작았나.
이 사람 이렇게 뚱뚱했나.
이 사람 대체 몇 살일까.
이 사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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