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은 남자의 기억 찾기 과정
처음 보는 사람들의 말을 이어
자신의 기억으로 만드는 과정.
과연 자신이 누구인지 확신 할 수 있는 건 무엇 때문일까?
기억이 사라지면 나를 나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사라지는 것일까?
읽는 내내 답답하면서도
또 한편으로 이런 게 인생인가 싶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진다.
20250218
꼬리 :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책읽음.
억지로라도 시간내서 와야겠다.
엄기호 책은 꽤 읽은 듯 하다.
교육청 연수에서 강연을 들으면서
꽤 생각이 바르고,
생각할 거리를 잘 던져주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 대해 꼭 집어 말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교육과 사회와 내가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 생각하면서 살아야겠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생각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했던 대로 하려는 관성이 작동하는 걸 경계해야겠다.
20250214
2월 정신없이 보내느라 생각보다 책을 많이 못 읽고 있어서 속상하다. ㅠㅠ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다. 당시 학교 도서관은 나같은 아씨들의 대피소였다. 점심시간이면 비슷한 녀석들끼리 모이는데, 그때 한 녀석이 TRPG를 전파했다.끼리끼리 통했던 우리는 급속도로 TRPG에 빠져들었고, 점심시간만 되면 구석에 처박혀 판타지 세계를 탐험했다. 당시에는 그게 내가 학교에 가는 유일한 이유라고해도 될 만큼 재밌었다. 현실의 나는 아싸지만 TRPG 세상 속에서는 용맹한 전사였던 거다. 집채만한 바위를들어 올리고, 드래건의 심장에 도끼를 박아 넣는 영웅말이다. 그 시절의 기억이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행복했던 추억이다. 내가 찾아 헤매던 게 바로 그거였구나!그 시절의 순수함! 그 순수함이 저 테이블에 존재했다.이걸 자각한 순간,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그 테이블로 가서 말해버렸다. - P74
"혜화야. 솔직히 난 어릴 때부터 평범했어. 근데 속으로는 항상 내가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했지. 현실은 너무 평범하고 뻔했지만 말이야. 그러다 보니 뭐랄까... 내가 내 삶의 길을 걷는데, 한발 떨어져서 걷는 기분 알아? 마치 제3자인 것처럼, 그렇게 말이야. 삶이란 게 누군가 내게 쥐여준 선물 상자일 텐데,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꼬마 아이가 나였던거지. 진심으로 항상 난 내가 특별하길 바랐어. 그래서이렇게 <현실 온라인>에 빠진 거야. <현실 온라인>을 하고 있으면 내가 특별하게 느껴지거든." - P42
<와우>, <아이온〉, 〈로스트아크〉, 김남우는 과거중독적으로 MMORPG를 즐겼다. 현생에서는 별 볼일 없었지만, 온라인 게임 속에서는 적어도 무언가가될 수 있었으니까. 밤새도록 게임을 하고 침대에 누워잠들 때면 이런 생각도 했다. 현실이 온라인 게임이면좋겠다고 말이다.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