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제대로 된 말을 하기까지는 다이스케의 도움이 정말 컸어. 그렇게 시종일관 진지하기만 하던 애가 내가 입을꾹 다물게 되자 점차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거든. 꼭 마중물을 붓는 모양새로 그런 자신이 어색하고, 또 힘들었을 텐데... 아마 그 애만의 방식으로 나와의 균형을 맞춰 보려 했던 것 같아. 그렇지만 류이치. 다이스케는 당시의 나만큼이나 이별에 서툴렀어. 얼마나 서툴렀으면, 언니의 첫 번째 기일에 그런 말을 했겠어? 자신에게 끈을 묶어 두라고. 그럼얼마든지 슬퍼하고 마음껏 가라앉아도 괜찮을 거라고. 그러니까, 다이스케는 방향이 아니라 방식에 있어서 아주 서툴렀던 거야. 나는 덕분에 아주 깊은 곳으로 빠지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더 자주 무릎 높이의 슬픔에 빠지게 되었거든.
나는 그곳에서 한참을 허우적거리기만 하고.
심지어 ‘말‘에 대한 것도 그래. 비록 얼마간이었지만, 내가애써 남겨 둔 공백마저 다이스케가 서둘러 채워 버리니 나는 더 말을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아. 아니, 더 정확히는 말을 할 필요를 못 느끼게 된 거지. 아마도 선수 생활을 그만둔 것조차 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대회가 있으면 지금처럼 며칠씩, 혹은 몇 주씩이나 다른 도시로 가야만 했거든.
다이스케는 분명 끈이 끊어진 채로 혼자 남겨질 내가 걱정이 되어서...."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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