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로 되겠어?"
"뭐라는겨."
"그걸로 몇이나 죽인다고.... 우린 둘 다 죽을 거라고! 이제 방법 없잖아! 근데 왜 노력해?"
대답해줘. 나는 속으로 빌었다. 뭐라도 놀랄 만한 대답을들려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언주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장전을 마친 뒤 한없이 건조하게 답했다.
"나는 사냥꾼이여."
"갑자기 무슨...."
"사냥꾼은 죽을 때까지 사냥질허는 사람이여. 그게 다야.
넌 뭐여?"
"...."
신언주의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나는 뭘까. 나는 농부인가. 5년 넘게 태봉읍에서 꾸역꾸역 자리 잡고 버텨가며 빵충을 기르고 판매했지만, 스스로를 정말로 농부라고 생각한 적이 있던가. 답은 뻔했다. 아니었다. 내가 나를 농부라고 생각하고 진정 그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면 나는 지금 이곳에있어서는 안 되었다. 내 삶을 바쳐 길러낸 빵충을 껴안고 있어야 했다. 농부는 죽을 때까지 제 손으로 일궈낸 생명과 함께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이 직업은 위장이다. 나는 내진짜가 너무 초라해서 도망쳤다.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다.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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