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에 매달린 채 낭만 같은 것은 꿈조차 꿀 수 없는 하나에게 준호와의 대화는 일종의 숨 쉴 구멍이 되어주었다. 하나는 그를 통해 처음으로 다른 삶을 상상했다. 숨죽이지 않아도 되는 삶.
어디에 가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 돈 때문에매번 선택지를 지워나가지 않아도 되는 삶. 가난과 공포가 아닌 스스로의 욕망으로 움직이는 인생. 언젠가는 자신도 그런 양지바른 쪽으로 건너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기대 같은 것이 마음 한편에서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