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글을 읽는 건 제게, 제안에 있는 깊은 우물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물론 누군가에겐 자신의 우물을 들여다보는 것이 힘겨운 일이 될 수있지요. 타인의 그림자를 묵묵히 지켜보는 것도 물론 힘겨운작업이고요. 하지만 밝아야 하고, 늘 바쁨을 강요받고, 욕망으로 들끓는 이 세계를 견디고 돌아와 한강 작가의 책을 펼치면,
그곳엔 늘 저의 깊은 우물이 있었지요.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이 모르는 나의 진짜 세계가 있다는 것에 그세계가 설명하기 힘든 나의 슬픔을 다 이해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한강 작가의 책 속에 깊이 스며 있는 고요가, 고통이, 각자 견디고 있는 무게가 위안이 되었던 것 같아요. -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