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은 욕심과 결을 같이한다. 자기보다 나은 말을 하려는 욕심 때문에 힘든 것이다. 있는 그대로, 가진 것만큼 말하면 말하기가 어렵거나 무서울 이유가 없다. 나 역시 욕심이 있을 적에는 말하기가 두려웠다. 말하다가 실수하거나, 할 말이 떠오르지 않거나 내 수준을 들킬까봐 겁이 났다. 말을 잘못 꺼내서 손해를 보거나 말을 통해 내 본색이 드러나면 어쩌나, 다른 사람들은 내 말을 어떻게 평가할까, 말로 인해 관계가 나빠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점점 입을 다물게 됐다. 욕심이 사라지고 원하는 것도 없어져 무서운 게 없는 상태가 되니까 입을 열게 됐다. 발가벗은 나 자신을 보이는 게 두렵지 않았다. -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