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어쩌면 그 겨울밤에 내가 버리기 시작한 것은 수납 상자 속 물건들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커다란 쓰레기봉투에 담겨 제일 먼저 우리 집에서 퇴거한 것은, SNS에 자랑할 수 있는 삶을 갈망하던 보송보송하고 소란스러운 욕심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물건과 들뜬 감정들이 치워진 빈자리에 나는 ‘비어 있음‘을 그대로 놓아두고 살고 있다. 비우고 난집의 색과 함께 살고 있다. 나의 미니멀 라이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