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포의 말투는 집 앞 수선집 주인 할아버지 같았다.
수선집 할아버지는 한자리에서 45년째 수선집을 운영한, 이마을의 장승 같은 존재였고, 내게만 특별히 구멍 난 양말이나 수건을 공짜로 꿰매주는 사람이었다. 할아버지는 늘 차분하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입에 담는 단어 하나하나는 머릿속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선택된 것처럼 늘 알맞은 자리에 빈틈없이 자리잡고 있었다. 빈구석이 없는 말. 허공에 떠다니지 않는 말. 언제나 묵직하고 단단하게 느껴지는 말. 나도 할아버지처럼 말하는사람이 되고 싶었다. 쓸데없는 소음을 일으키지 않는 사람. 구멍난 양말을 잔뜩 들고 갔던 어느 날, 나는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처럼 말하는 비법을 물었다. 할아버지는 소리에 생각을 담으라는 아리송한 답을 주었다. 생각하고 말하라는 거냐고 물었지만,
그게 아니라 말을 할 때 그 말에 생각을 담아야 한다는 거라는데, 나에게는 둘의 차이가 없어 한동안 미궁에 빠졌고 끝끝내 답은 찾지 못했다. -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