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세상에서 노는 게 제일 좋고, 이기심과 쾌락주의가 95퍼센트인데 본의 아니게 가끔 울컥하는 책으로 배운) 정의감 5퍼센트가 발동하는 인간임을 매우 정확히 알고 있었다. 사람은 생긴 대로 살아야지 무리하면 동티가 나는 법이다. 첫 책 판사유감부터 내가 이런 인간임을 굳이 밝히고 시작한 것 역시 개인주의자의 소심한 자기방어였다. 훌륭한 사람인 척 과장광고한 바 없으니 괜히 기대하고는 나중에 실망이야 어쩌고 하며 돌 던지지 마시라는 뜻이랄까. -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