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여름 소설Q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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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대면서도 나는 거울 앞에 서서 셔츠의 깃을 올려보기도 하고, 단추를 두개쯤 풀었다가 끝까지 채워보기도 했다. 갑자기 가족이 될 수 있을 리 없다고, 인색하게 거리를벌리다가도 이런 순간이면, 차곡차곡 쌓아온 미움이 맥없이 허물어지고 마음이 부드럽게 기울었다. 언젠가는 저여자를 어머니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어렴풋이 품기도 했다.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까 잠시 고민하다 결국 셔츠를 그대로 걸친 채 사진관으로 향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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