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사는 동안 나는 사진관집 외아들로 통했다. 단골손님들이나 이웃들, 친구들까지도 모두 그렇게 불렀다.
한때는 사진관 쇼윈도에 내 사진이 걸려 있는 게 부끄러워 아버지에게 불평하거나 화를 낸 적도 있었다.
저것 좀 내려요. 학교에서 애들이 얼마나 놀리는데.
창피하냐?
고개를 끄덕이는 내게 아버지는 객쩍게 웃으며 말했다.
동창들 집에 놀러 가니 어느 집 거실 벽에는 자식들 상패가 걸려 있고, 어느 집 장식장에는 금두꺼비가 놓여 있더라. 누구나 가장 귀하고 남들에게 내보이고 싶은 것을눈에 띄는 곳에 두는 법이다. 그래도 네가 정 싫다면 내려주마.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