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름답거나 자연스러운 것에 수상함을 느끼던친구는 시간이 흘러 주 6일을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되었고, 일을 접은 뒤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그런 것처럼 보였다. 또 어떤 것들이 있었나. 간혹 내비치던 어려운 마음들. 그래도 잘 살자, 어떻게든, 근데 난 잘 모르겠어, 그치, 있잖아, 아니야, 정말 괜찮아. 어느 늦은 밤 친구가 전화를 걸어 왔을때, 서현은 수면 유도제를 먹고 잠들어 전화를 받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부재중 전화를 보고는 급한 일이면또 연락하겠지 싶었다. 친구는 일주일 뒤 죽었고,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현은 끝내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친구를 생각했다.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도 있었다고, 친구의 마음을 들여다봤어야 했다고, 그런 뒤늦은 후회도. - P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