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는 관계를 형성하고 진전시키기도 하지만, 때론 그 이해 때문에 인간은 무너지기도, 공포나 좌절에 빠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온전한 이해는 불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하는 것이 외려 기만으로 여겨져 말을 아낄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인간을 이해해보려는 필사의 과정이 우리를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들어준다고는생각합니다.
이해는 옹호나 두둔과는 다르죠. 이 축으로갔다가 저축으로 옮겨 가며 부단히 타인을 겪고 알아가는 진자 운동이 이해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평생 반복하는 게 삶 같고요. 끓어오르다가 넘치기도, 때로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미온하게 식기도 하겠죠. 하지만 인간을 고찰하고 사회를 온건한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과정을 포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