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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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영주는 입을 다문채로 준후의 눈을 응시했다.
"나는 당신이 버거웠던 것 같아"
"난 최선을 다했어요."
"그 최선이, 숨 막혔어."
미안, 이라고 곧장 말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아내 옆에서 그는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 편히 쉴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외도를 했다. 외도의 모든 책임이 아내에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외도를 하게 된 계기가 되기는 했다. 마음을 달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골이 깊어졌다. 아내와 떨어지자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이제 두번 다시 그쪽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혼을 원했다.
준후의 고백을 영주는 끊지 않고 들었다. 분명 자존심이 상할테고, 몇 번이고 말을 끊고 항변하고 싶었을 테지만 가만히 그의말을 들었다. 이따금 두 손을 꼭 쥐었다가 풀 뿐이었다.
"고집이었어."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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