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 월급사실주의 2025 월급사실주의
김동식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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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큰했다. 다시 눈물이 났다. 이번에는 억지로 짜낸 눈물이 아니었다. 내가 이긴 거나 다름없지만 사는게 지겹고 내 운명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사실도, 월셋집을 전전해야 하는 현실도, 어설프게 보이는 시력도 나는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지하실에서 손가락 부러지도록 남의 몸을 주물러대고 있는데 내 머리 위에서는 몇백만원짜리 가방을 척척 계산하는 이들이 있다. 백화점에서 한 달에 몇억을 쓰는 이들이 있단다. 매일매일 백화점에 출근하듯 놀러와 입고 온 옷을 몽땅 버리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새 구두를 신고 돌아가는 이들이있다 한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나는 영원히 지하실이나 전전하며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살아야 한다. 이런 내 미래가 가엾고불쌍해서 울었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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