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쓴다‘는 표현이 떠올랐다. 어딘가에 쓸 수 있는 마음의 양은 정해져 있다. 마음이 소진되면 사람은 무너지고 만다.
우리는 서로를 돌봤어야 했다. 재선이는 준비단 안에서도 외로웠을 것이다. 떠났지만 돌아오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이 뭘 그리워하는지조차 잊어버려서, 막연하게 밤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날 내가 테니스장 옆을 지나치기 전까지. 내가 재선을 찾은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재선이 나를 부른 것이었다. -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