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인생일까. K는 생각한다. 어차피 패는 처음에 정해지는 것이다. 내 인생의 패는 아마도 세 꿋쯤 되는 별볼일없는 것이었으리라. 세 끗이 광땡을 이길 가능성은 애당초 없다. 억세게운이 좋아서 적당히 좋은 패를 가진 자들이 허세에 놀라 죽어주거나 아니면 두 곳이나 한 끗짜리만 있는 판에 끼게 되거나. 그둘 중의 하나뿐이다. 그래봐야 그가 긁을 수 있는 판돈이란 푼돈에 불과하다. 어서어서 판이 끝나고 새로운 패를 받는 길. 그길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세 곳이라도 좋다. 승부가 결판나는 순간까지 나는 즐길 것이다. - P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