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학교는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말을 더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교사들은 어느 순간부터 이 말이 신기할정도로 사라졌다고 기억한다. 심지어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것은 낯간지럽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일이 되었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말이 ‘행복한 사람‘이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공부의 목적은 행복이며 공부를 통해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바란다고 말했다.
이 ‘행복‘의 핵심에 꿈, 즉 욕망이 있다. 나는 이때가 비로소 한국 사회에서 개인이 출현한 시기라고 본다. 개인이 더 이상 다른사람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중심으로 자기를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기 욕망을 중심으로 인생을 성찰하고 기획하는 존재, 그것이 개인이다. 따라서 ‘나는 ㅇㅇ가 되고 싶은데‘라는 말로 교육의 권위와 정당성에 도전한 것은 이런 욕망의주체로서 개인이 탄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