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뚝, 뚝뚝뚝.
굵은 핏방울이 떨어집니다.
꿀밤나무 가지 위에 앉아 이 모습을 지켜보던 새끼 제비의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지금 용이가 하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무덤에 자신의 피를 흘리는 행동은 백두산 호랑이 사냥꾼들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의식입니다. 동료 사냥꾼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을 때, 동료를 죽인 호랑이를 잡아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맹세이지요. 지금 용이는훌쩍이를 죽인 일본군 지휘관 다케모노 중좌에게 복수하겠다고 피의 맹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