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날씨에 코트 입고 다니는 게 정상이니? 내일부터 안 입고 다녀봐. 다닐 만할걸?"
금성무는 그렇게 설득했고 세탁소 사장도 "지금은 겨울옷을 싹 정리해서 넣을 때지. 입을 때는 아니야" 하고도왔다. 하기는 강화에 있었다면 지금까지 코트를 입고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추웠고 그건 몸을덥히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나를 안정적으로 눌러줄 얼마간의 무게가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지 않으면 나 같은 건누군가 놓친 유원지 풍선처럼 날아가버려도 그만일 테니까. 대문 밖만 나가면 아는 얼굴들이 나타나는 섬과, 사람물살을 헤치고 다닐 때마다 생소한 얼굴들이 차고 슬프게다가왔다 사라지는 이곳의 봄은 완전히 다른 계절이었다. -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