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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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가 곡선을 그리며 뒷걸음으로 다가와 말했다. 나는가방에서 스케이트를 꺼내 신고 얼음판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빙판을 지치고 나갔다. 연못가에 서 있던 리사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그애를 앞질러 나아갔다. 다리에힘을 주어 양발을 교차해 나아갔다. 사각거리는 불행의촉각을 느끼며 나아갔다. 여기에 남는 것과 강화로 돌아가는 것 그 둘 중에 무엇이 더 큰 불행인지 가늠해보고 싶었다. 이 연못이 한가운데까지 완전히 얼어 있는 것과 아직 어딘가는 얼어붙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 그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을 모두 느끼며 질주했다. 구름이 달을 통과하자 달빛이 쏟아졌고 거기서 떼어낸 투명한 빛들이 내가달리는 방향으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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