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이제 완전히 자정을 넘어서고 있었다. 가로등도 모두 꺼진 바깥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깜깜한창문에 비친 내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전혀 없었다.
이 정도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아니면 탕비실에서 텀블러와 케이크가 하는 얘기를 듣고 미리 충격을 받은 덕분에 빠르게 평정심을 찾은 걸까? 이따금씩 "이상한 사람은 자기가 이상한 줄 모른대"라고누군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지만, 머릿속에 있는 다른생각을 박박 긁어모아 쓸데없는 생각을 억누르려고노력했다. -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