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이 언니가 세상을 떠난 건 10년 전이었다. 집안 내력인지는 모르나랑이 언니도 폐암이었다.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베토벤과 살던 집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롤라행 유심을 가지고 병문안을 갔다. 원한다면 기꺼이 건네줄 생각이었다. 랑이 언니는 거절했다. 자신에게 그런 요망한 물건을 떠넘기지 말라고 했다.
"자기야, 삶이 소중한 건 언젠가는 끝나기 때문이야."
내가 잠자코 바라보자 랑이 언니는 깔깔 웃어댔다.
"뭘 또 그렇게 존경스럽게 봐? 내 생각이 아니라 카프카가 한 말인데." - P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