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그게 아니라..... 저는 남을 재미있게 할 만한 사람이아니라서... 그러니까 제 말은, 저는 농담도 잘 못하고………… 아니, 농담은커녕 말도 제대로 할 줄 모르거든요. 그래서 실수도 많이 해요."
"이런, 죄송해요. 저는 아저씨의 약점에 대해서 말한 게 아니라, 단지 아저씨의 개성에 대해서 말한 것뿐이에요.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약점인 것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개성인경우도 많아요. 어떤 책에서 읽은 얘기인데, 옛날에 중국의 어떤여자가 위가 나빠서 늘 얼굴을 찡그리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그게 도리어 매력적으로 보여서 다른 여자들도 다 따라서 얼굴을찡그리고 다녔대요. 뭐,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잘났느냐 못났느냐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개성을 봐요. 그렇잖아요? 세상에는 잘난 사람도 흔해 빠지고 못난 사람도 흔해 빠졌지만, 개성 있는 사람은 몇 안되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개성이 뭔지도 몰라요. 나름대로 개성 있는 척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결국 잘난 척하는 거나 마찬가지더라구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개성은 자기 약점조차도 자기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 P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