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도대체 내 말을 귀로 듣는 거야, 발로 듣는 거야? 너랑얘기를 하고 있으면 꼭 벽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 너는 분명히 내 앞에 앉아 있는데 어느 순간 ‘어, 이 친구가 어디 갔지?‘ 하는 느낌이 든다고."아내도 종종 그런 식의 말을 하곤 했었다. 어떤 때는 결혼을 하고도 꼭 나 혼자 살고 있는 기분이야. 얘기를 해도 벽에 대고 하는 기분이고. 이혼한 아내를 생각하니 헌제는 갑자기 마음이 씁쓸했다. - 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