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산 넘고 물 건너 힘겹게 닿은 몬토크의 바닷가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고 눈은 한 톨도 내리지 않았다.
그저 메마른 목초지에 해변이 펼쳐져 있을 따름이었다. 그러나 아연실색할 만큼 파란 바다 앞에서, 세상의 온갖 빛이다 비추고 있는 것 같은 선명한 빛깔 앞에서 스무 해를살며 앓아온 모든 시름이 다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이내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풍에 귀가 떨어져 나갈 것같은 추위를 느꼈다.) 윤주성 역시 나와 마찬가지였는지 이전에 본 적 없던 환희에 찬 표정으로 ‘좋다‘는 말만 계속 반복했다. - P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