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홀연히 미국으로 향하겠다는윤주의 선언을 듣고서야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나와 한몸처럼 비슷한 것을 바라보고 느끼고 있다고 믿었던 윤주성이 실은 부모님의 차를 물려받고, 수업에 늦으면 택시를탈 수 있는 부류의 친구였다는 사실을. 윤주성의 미련 없음과 용기가 부러웠다. 그 용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환경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해주는 부모님의 조력이부러웠다.
내게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같은 건 없었다. 하고 싶은 것을 가로막는 것들만이 가득했을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 모든 것이 내 앞을 가로막아한 줄기의 빛도 새어 들지 않는 것만 같았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