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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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한 자리에 서서 계절을 여행한다. 모든 유기체가그렇듯 나무도 물을 품고 있다. 물이 얼어 팽창하면 세포가 터진다. 죽지 않으려면 겨울 여행을 잘 해야 한다. 동물은 세포에서 당을 태워 열을 내지만 식물은 다른 방법으로 추위를 견딘다. 겨울이 다가오면 잎에 보내던 수분과 영양분을 끊는다. 그래서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진다.
우리에게 가을의 정취를 선사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에 나무는 둥치와 가지의포에서 물을 내보내고 당과 단백질 같은 영양분만 남겨세포 내부를 시럽 상태로 만든다. 세포 사이 공간에는 물이 있지만 혼자 돌아다니는 원자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순수해서 섭씨 영하 40도까지 얼음 결정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서리와 진눈깨비와 눈보라와 혹한을 견디고 나서 봄의 징후를 포착하면 나무는 물을 세포 안으로 끌어들여 새잎을 틔우고 광합성을 재개한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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