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굴 하나의 바깥에 우리와 연결된 덫을 설치하고 땅콩버터와 새 모이를 미끼로 놓은 다음 체육관으로 향한다. 2분이 지나자 우리 안에서 다람쥐 한 마리가 강력한 설치류의이빨로 철사를 쏠고 있다. 나는 남편에게 문자를 보낸다. ‘돌아와, 한 마리 잡혔어?
하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는다. 10분, 15분이 흐른다.
다람쥐는 안전을 찾아 스스로 철사를 미친 듯이 씹어대고벗겨진 회색 입술을 문지르고 있다.
한 시간 뒤, 남편이 와서 텅 빈 덫을 들여다본다. "다람쥐는 어디 있어?" 남편이 묻는다.
"내가 보내 줬어."
"오." 남편이 말한다. "잘했어." 그는 햇살이 눈부시고홀가분한 일요일 오후가 선물임을 이해하는 남자다.
나는 다람쥐들이 우리 집 아래에 만들어 놓은 굴을, 반투명한 피부와 모피를 얻기에 가장 부드러운 솜털을 지닌,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새끼들을 부드럽게 안아 주는 잘게 씹힌 나뭇잎 부스러기를 생각한다. 그들을 한 번도 보지 못했음에도 그들을 본다. 나무 속에 매들이 머무르면 좋겠다. 다람쥐들이 내가 짐작하지 못하는 이유들로 계속 서둘러 건너가는 도로에서 이웃들이 조심해서 운전하면 좋겠다. 덤불속에 사는 쥐잡이뱀이 너무 통통해서 다람쥐들이 만들어 놓은 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좋겠다. 우리 집이 그들의 피난처가 되면 좋겠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