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시리즈 1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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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벤 적군이∙∙∙∙∙∙ 항상 적군은 아니었다는 것이네....."
자은과 인곤이 그 말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전쟁 시기에 삼한에 없었던 그들도 그 복잡함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몇 년 전까지 함께 싸웠던 이들과 갑자기 창끝을 맞대고, 이이제이를 위해 직접 망하게 한 나라의 남은 군사를 은근히 지원하기도 했다. 더러운 전쟁이었다. 혼전 중의 혼전이었고, 엄하고 도리를 아는 사람일수록 안쪽이 무너져내릴 수밖에 없는 나날이었을 것이다. 엎치락뒤치락 없이 명분이 틀림없는 싸움을, 하나의 적과 했더라면, 싸웠던 이들도 지금보다•는 평안에 이를 수 있지 않았을까?
"지옥에서, 지옥으로………….."
끔찍하게도 그것이 김무헌의 마지막 말이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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