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좋은 세상에 난 애들이라고 부럽다 못해 은근히 질투까지 날지경이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시종 시큰둥하다. 입고 갈 옷 같은것에 대해서도 별반 신경을 안 쓴다. 아마 계면쩍어서 그러려니 하고나는 나대로 이것저것 간섭을 하고 머리를 풀어 줬다 묶어 줬다 요리조리 모양을 내 준다. 그래도 시원치 않아 나도 좀처럼 안 달던색깔이 고운 자마노 브로치까지 달아 주려 든다.
딸은 질겁을 하고 또 ‘엄마도 참……‘ 이다. 엄마도 참 뒤에 삼킨말이 ‘주책이야‘일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평상복대로 별로 들뜨거나 부푼 기색 없이 미팅이란 걸 나간 딸은돌아올 때도 역시 시들한 얼굴을 하고 돌아온다. 남자가 시시하더란다. 요 다음엔 좀더 나은 남자가 걸릴 테지, 오늘은 운수가 나빴나보다고 나는 딸을 위로한다. 그러나 딸은 별로 위로받을 만큼 실망한눈치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요 다음 미팅에 기대를 거는 눈치도 아니고 그저 담담할 뿐이다. - P1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