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우리는 모르는 사람으로 만났듯 모르는 사람으로 헤어졌다. 흐린 램프 아래 보았던 그들의 얼굴은 지금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들의 코펠 잔에 위스키를 따르던순간의 안타까움, 나의 정체를 발각당한 순간의 당혹감,모두가 같은 편, 모두가 위스키에 취했다는 기이한 연대의식만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를 뿐이다. 인생 최초의 위스키 패스포트는 내게 지리산의 겨울밤이다. 낯선 이들과 따스히 함께했던. -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