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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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해야 할까. 나는 그 수업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시멘트에 밴 습기가 오래도록 머물던 지하 강의실의 서늘한 냄새, 천원짜리 무선 스프링 노트 위에 까만 플러스펜으로 글자를 쓸때의 느낌, 그녀의 낮은 목소리가 작은 강의실에 퍼져나가던 울림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녀가 고른 에세이들도 좋았고, 혼자 읽을 때는 별 뜻 없이 지나갔던 문장들을 그녀가 그녀만의 관점으로해석할 때, 머릿속에서 불이 켜지는 순간도 좋았다. 나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 언어화될 때 행복했고, 그 행복이야말로 내가 오랫동안 찾던 종류의 감정이라는 걸 가만히 그곳에 앉아 깨닫곤 했다. 가끔은 뜻도 없이눈물이 나기도 했다. 너무 오래 헤매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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