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소진되었다고 느낄 때, 그동안 내 안에 모아놨던 장작이다 타버려서 땔감이 떨어졌을 때. 안타깝지만 내 상태를 인정해야 할 때다.
이럴 때 가끔 나는 예전에 썼던 글이나 일기들을 뒤적여본다. 그러다 운이 좋을 때면 마음에 들어와 박히는 말들을 발견한다.
‘좋은 것에는 감사하고 나쁜 것은 지나가게 놔두며 충실하게 그시간을 보내는 것‘
노트를 뒤지다가 몇 년 전의 나에게서 편지를 받은 듯하다.
좋은 날에 감사하든 나쁜 시절을 지나가게 놔두든 결국은 모두충실하게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는 이야기가 나에게 여린 희망을준다. 좋은 날은 충만하게, 나쁜 날은 한 발짝 떨어져서 지나가게두면 시간은 성실하게 나와 걸어주겠지. - 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