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어느 밤이었다. 나는 지방 소도시의 모텔 방에서 유서 한 줄 남기지 않고 죽은 이의 SNS를 찾기 위해골몰하고 있었다. 다른 기자보다 하나라도 더, 조금이라도 더 새로 알게 된 ‘무엇‘이 있어야 했다. 검색깨나한다고 자부했는데 기이할 정도로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사건 조서 속 주민번호를 외워 둔 참이었다. ‘결국 주민번호를 활용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떠올린 순간 화들짝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기사를 쓰는 대신 계획된 지면을 펑크 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서늘하다. 눈물 쏙 빠지게 혼이 났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어떤 죽음은 물음표로 남겨 둬야 한다고, 여전히믿는다. - P6